[제10회 국제 신예 대항전] 백, 크게 우세

〈제5보〉(73~89)=허영호가 메이저급 국제대회 본선에 출전한 것은 2003년 농심배 때 단 한 번 뿐이며 그나마도 패했다. 출중한 실력에 비춰 볼 때 국제대회 운은 지독히도 안 따라줬던 셈. 하지만 이번 신예대항전에선 최악의 부진을 보인 주장 송태곤(3패)을 대신해 분전했다. 대만 2인자 린즈한(林至涵)에 이어 중국 간판 쿵제까지 눕힘으로써 한국 팀의 체면을 세워준 것.

73부터 77까지는 간단하지만 기본 테크닉을 익혀둘 만한 수순이다. 흑은 중앙에 한 수 더 손질이 필요한데 그럴 여유는 없다고 보고 79로 버텼다. 80은 공피고아(攻彼顧我·상대 공격에 앞서 자신의 약점을 살피라)란 기훈에 입각한 보강. 그렇다고 80으로 ‘가’는 정답이 아니다. 흑 ‘나’로 밭 전(田)자를 가르는 급소가 남기 때문.

84의 급소에 흑 85의 보강은 불가피하다. 참고도 1의 저항은 2 다음 백에게 A와 B의 맞보기 즐거움을 안겨준다. 88까지 백이 두터워졌다. 여기까지 백이 크게 앞선 형세. 하지만 이대로 힘없이 물러날 쿵제는 결코 아니다. 89가 예리한 침입의 급소. 여기서부터 흑의 맹 추격이 시작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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