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정류장에서 심장마비로 쓰려졌다가 버스운전사의 응급 심폐소생술로 살아난 캐나다 여성이 생명의 은인과 감격의 재회를 했다고 15일 일간지 프로빈스가 보도했다.
선천적으로 불규칙한 심장박동 증세를 앓아온 카렌 글릿(24)은 지난해 10월13일 오전 8시 밴쿠버 시내 한 버스 정류장에서 심장마비를 일으키면서 정신을 잃었다. 곧이어 버스가 도착했고 그릿이 쓰러져 있는 것을 본 여성 운전사 멜리사 캐널(33)은 운전석을 박차고 나왔다.
글릿은 심장박동과 호흡이 정지된 상태로 3분 이상 지나면 뇌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고 사망에 이르게 될 지경이었다. 911 응급구조대에 연락했지만 한시가 급한 상황이었다.
캐널은 버스운전사가 되기 전 요양원 직원으로 일할 때 배운 심폐기능소생술(CPR)을 시도하기로 했다. 기도를 확보하고 호흡과 박동을 살핀 뒤 양손으로 가슴을 압박하고 입으로 숨을 불어넣는 응급처치를 계속하자 글릿은 마침내 숨을 내쉬었다. 응급구조대가 도착한 것은 구조요청 6분 뒤였다.
릭 루펜탈 밴쿠버 응급구조대장은 “구조대를 기다리고만 있었다면 환자를 살리기에 너무 늦었을 것”이라며 “멜리사는 적절한 조치로 인명을 구했다”고 말했다.
캐널은 “시효가 지난 CPR 자격증을 갖고 있을 뿐 실제로 소생술을 해본 것은 처음”이었다며 “당시 6분이 내 인생에서 가장 긴 6분이었다”고 말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응급구조협회는 지난 14일 캐널에게 감사패와 기념메달을 수여했다. 건강을 회복한 글릿은 이 자리에서 사고 이후 처음으로 캐널과 만나 감격적인 포옹을 나눴다.
루펜탈 구조대장은 “심장마비로 쓰러진 사람에게 적절한 심폐소생술을 사용하면 회생 가능성이 4배 이상 높다”며 “심장마비의 85%가 가정에서 발생하므로 가족을 위해 누구나 심폐소생술을 배워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밴쿠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