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 '싸이보그지만...' 베를린영화제 은곰상 수상

국내 관객들은 그를 외면했지만, 해외 평단의 시선은 여전히 따뜻했다.

박찬욱 감독이 제57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로 8대 본상 중 하나인 알프레드 바우어상을 수상했다. 알프레드 바우어상은 독일 표현주의 영화기법을 정착시킨 감독의 이름을 딴 상으로, 지난 94년에는 장선우 감독이 '화엄경'으로 이 상을 받은 바 있다.

김기덕 감독과 함께 유럽에서 인지도가 가장 높은 한국영화 감독인 박찬욱 감독은 특히 자신의 영화제목을 패러디한 수상 소감으로 현지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박 감독은 폐막일인 17일 밤(현지시간)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 열린 시상식 수상 직후 "이 상으로 가정에 소홀했던 빚을 갚게 된 것 같다"면서 "아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내 남편은 영화감독이지만 괜찮아'라고 말했으면 좋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일찌감치 독일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으며 수상 가능성이 점쳐졌다. 유력일간지인 디 펠트는 베를린 영화제 특집판에서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의 스틸컷을 두 면에 걸쳐 대형사진으로 소개했을 정도.

한편 박 감독의 수상으로 한국영화는 베를린 영화제와 특별한 인연을 계속 이어가게 됐다.

지난 61년 고 김승호가 주연했던 '마부'의 은곰상 수상을 시작으로 한국영화는 베를린 영화제에 총 9편의 본선 경쟁작을 배출했고, 지난 2004년에는 김기덕 감독이 '사마리아'로 은곰상을 받았다.

특히 베를린 영화제는 2005년 임권택 감독에게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영화인에게 주는 명예 금곰상을 수여하고 특별회고전을 개최해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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