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지껏 좋은 뮤지컬 영화는 많았다. 하지만 '드림걸즈'(배급 CJ엔터테인먼트)는 '노래' 부문에서 단연 최고점을 받을 만한 영화다.
'드림걸즈'는 지난 81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동명 뮤지컬을 바탕으로 했다. 전설적인 여성 보컬 그룹 슈프림즈의 실화를 다룬 이 뮤지컬은 초연된 이래 4년 동안 1521회 공연 기록을 남겼고, 82년 토니상 여우주연, 남우주연 등 6개 부문 상을 석권하기도 했다.
25년 뒤 스크린으로 옮겨진 이 작품은 '시카고'의 각본을 썼던 빌 콘돈, '레이'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제이미 폭스, 세계적인 섹시 가수 비욘세 등 초호화 라인업으로 꾸며졌다. 디트로이트 출신 여성 트리오 '드림 메츠'의 에피(제니퍼 허드슨), 디나(비욘세), 로렐(애니카 노니 로즈). 가수의 꿈을 키우고 있는 이들에게 무대는 멀기만 하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는 커녕 오디션 낙방은 일상사다.
이런 그들은 야심찬 매니저 커티스(제이미 폭스)를 만나면서 큰 변화를 겪는다. 커티스는 가창력은 출중하지만 뚱뚱한 외모를 지닌 리더 에피 대신 미모가 출중한 디나를 리드 싱어로 내세우고, 좀 더 가벼운 음악을 하라고 주문한다. 에피는 반발하지만 결국 팀은 디나를 리더로 한 '더 드림즈'로 바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팀이 성공가도를 달릴수록 좌절한 에피의 갈등은 극에 달한다.
영화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꿈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꿈을 이뤘을 때의 환희, 정작 그 꿈의 주인공이 아닌 들러리가 됐을 때의 좌절감, 그리고 갈등이 치유되는 과정 등을 보여준다. 다만 모든 이들이 공감할 수 있되, 신선함은 없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다소 진부하다고 볼 수도 있는 드라마 구조를 가볍게 덮어주는 건 바로 노래의 힘이다.
130분의 러닝타임 동안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오는 노래는 백인들이 주인공인 다른 뮤지컬 영화의 노래와는 또다른 감흥을 준다. '흑인만이 만들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단순히 섹시스타로만 알았던 비욘세 놀스는 물 만난 고기처럼 자신의 폭발적인 가창력을 유감없이 과시한다. 막판 팀 동료 에피를 생각하며 절규하듯 부르는 'Listen'은 소름이 좍 끼칠 정도다. 여기에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3' 출신인 제니퍼 허드슨의 무서운 가창력과 B급 오락영화로만 주로 알려졌던 에디 머피의 깜짝 노래 실력은 쉴 새 없이 귀를 때리고 가슴을 두방망이질한다.
오는 25일로 예정된 제79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총 6개 부문 8개 노미네이트된 '드림걸즈'는 22일 개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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