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용도와 달리 ‘노폐물배출기’라고 광고하며 족욕기형태의 제품을 수입해 팔던 의료기기수입업자들이 ‘철퇴’를 맞게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일명 ‘디톡스’를 독일 등에서 수입, 홈쇼핑이나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판매한 의료기기수입업소 2곳과 3개 제품을 적발하고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판매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21일 밝혔다.
하지만 이미 수 백 대의 제품이 시중에 팔려나간 상태에서 나온 행정조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문제의 제품은 1대당 가격이 300만 원에 가까울 정도로 고가여서 이래저래 소비자만 피해를 떠안게 됐다.
지난 2005년 11월 초 처음 수입허가를 받아 국내 들어온 이 제품은 현재까지 740대가 수입돼 이 중에서 608개가 팔리고 나머지 132개는 수입업소에 보관중이다.
수입 당시 용도는 족욕기형태의 의료용이온도입기. 인체에 직류전류를 직접 전달, 전기극성의 반발력을 이용해 약물이온을 인체에 투입함으로써 다한증(땀이 지나치게 많이 나는 증상)을 치료하는데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받았던 것.
하지만 수입업체들은 이 제품의 소개 팸플릿과 광고 등을 통해 몸속에 있는 독소 등 노폐물을 배출시키는 제품으로 팔아왔다.
식약청에 따르면 실제로 이 제품에 물(5ℓ)과 소금(1ｇ)을 넣고 직류전류를 가해 전기분해를 하면 물 속에 있는 이온들이 산화, 환원 반응을 일으키면서 황갈색을 띠게 되는데, 이런 현상이 마치 체내에서 노폐물이 빠져나오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식약청 의료기기안전정책팀 류시한 팀장은 “애초 용도와는 다르게 표시, 광고해 불법판매할 경우 지금까지는 단순 거짓.과대 광고 혐의로만 처벌했으나, 앞으로는 임의 변경, 판매행위로 간주하고 판매중지, 품목취소, 고발 등 강력한 행정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청은 이 제품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감전 등 전기적 충격의 위험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수입업자들이 오는 3월 말까지 이 제품이 노폐물배출기로서 안전하고 효과가 있다는 입증자료를 제출하지 못할 경우 행정절차법에 따라 허가 취소 등의 조치를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이 제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될 때까지 사용을 자제해 줄 것을 소비자에게 당부하는 한편, 찜질방 등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국목욕업중앙회 등 관련 단체에도 협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제품과 유사한 무허가 제품을 제조하거나 이미 허가받은 족욕기의 구조를 바꿔 노폐물배출기로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는 12개 업소를 적발해 조사중이라고 덧붙였다.
/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