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세 노장 헬렌 미렌, 오스카 여우주연상 수상

연기경력 40년이 넘은, 62세의 노장 여배우 헬렌 미렌이 영화 ‘더 퀸’으로 제 79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여우주연상을 영예를 안았다.  

영화 '더 퀸'에서 온갖 품위와 예의를 지키는 듯하면서도, 냉정하고 고집스러운 여왕의 모습을 보여준 헬렌 미렌은 극중 뛰어난 연기로 현실감과 생명력을 실존 캐릭터에 살려냈다. 덜컹거리는 지프차를 손수 몰거나, 평범한 아줌마 같은 차림으로 사냥개들과 산책을 하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모습이 인상적인 영화 ‘더 퀸’은 화려한 버킹엄의 뒤편에 소박한 여왕의 일상을 보여주었다. 

2007년 전미 비평가 협회상,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미국 배우 조합상,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이미 영화 ‘더 퀸’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올해 영화 여우주연상 부문 상을 휩쓸었다.  

“이미 죽은 사람이 아니라, 현재까지 살아 있는 인물을 연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그 인물은 여왕이었다. 여왕을 이해하고 연기하고 묘사하는 것 자체가 만만치 않게 어려운 일이었지만, 연기를 끝내고 난 뒤 영화를 알리는 과정에서 대단한 논란거리가 될 것을 예상했기에 선택이 더욱 두려웠다고, 헬렌 미렌은 뒤늦게 털어놓기도 한 영화다.  

여우주연상 후보로는 '귀향'의 페넬로페 크루즈, '노트 온 스캔들'의 주디 덴치, '더 퀸'의 헬렌 미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메릴 스트립, '리틀 칠드런'의 케이트 윈슬렛 등이 마지막까지 쟁쟁한 경쟁을 펼쳤다.  

영화 ‘더 퀸’은 영국 다이아나 왕세자비의 갑작스러운 사고사 소식을 둘러싸고, 당시 권력 경쟁을 펼치고 있던 영국왕실과 토니 블레어 총리 정부 사이에서 일어난 충돌을 그린, 실화 기반의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