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를 벗고 파격을 입다

 

아카데미 영화상의 꽃, 레드 카펫 패션의 주제어는 그동안 ‘무난하고, 보수적으로’였다. 하지만 이번엔 좀 다르다. ‘오스카닷컴(www.oscar.com)’의 패션 해설가 톰 줄리앙은 “올해는 ‘사치스런 디자인의 해’였다”며 “화려한 옷감에, 깃털 장식, 파격적인 보석이 예상을 깼다”고 평가했다.

우선 기존의 블랙, 화이트 드레스에서 벗어났다. 니콜 키드먼은 레드카펫의 ‘금기색’인 빨간색 ‘발렌시아가’ 드레스를 거의 완벽하게 소화했고, 제시카 비엘은 핫핑크의 ‘오스카 드 라 렌타’ 드레스, 조디 포스터는 사파이어색 ‘베라 왕’ 드레스로 시선을 끌었다.

샴페인 골드빛 ‘크리스찬 라크루와’ 의상의 헬렌 미렌(여우주연상)과 네크라인을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베라 왕’의 드레스를 입은 레이첼 와이즈 등 옷에 아예 대형 다이아몬드를 수놓아 더욱 화려하게 꾸미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그렇다고 모든 파격이 박수를 받은 건 아니다. 메탈릭한 질감의 ‘오스카 드 라 렌타’의 드레스와 볼레로로 치장한 제니퍼 허드슨(여우조연상)은 ‘최악의 드레서’ 물망에 올랐고, “신이 내린 완벽한 몸매”(랄프 로렌)로 칭송받았던 페넬로페 크루즈는 ‘베르사체’의 연분홍 드레스 깃털 장식이 너무 과도해 점수가 깎였다. 뉴욕 타임스는 “2년전 샤를리즈 테론 드레스의 복사판 같다”고 꼬집었다. 뉴욕 타임스는 또 자수로 장식된 ‘작 포센’의 다홍빛 드레스를 입은 기네스 팰트로에겐 “스파이더맨 같다”고 한마디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