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에 첫 오스카 73세 배우

“수상 소감을 적어오면 안 된다는 걸 알지만, 워낙 두서가 없어서….” 난생 처음 받는 오스카가 생각보다 무겁다는 듯 휘청거리는 포즈를 취한 ‘노장’ 앨런 아킨(73)은 이렇게 인사말을 시작했다. 저예산 영화 ‘리틀 미스 선샤인’에서 손녀에게 스트립 쇼를 가르쳐주고 헤로인을 즐기는 ‘막가파’ 할아버지 역을 맡은 그는 “약 30년 전 후보에 올랐다 떨어진 후로 한 번도 오스카를 생각한 적이 없는데, 어쩌다 수상자가 됐는지 모르겠다”며 겸손을 떨었다.

 

뉴욕 출신의 아킨은 1966년 ‘러시안스’로 시작, 68년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에서 후보에 올랐으나, 계속 수상에 실패했다. 국내에는 ‘가위손’에서 위노나 라이더의 아버지 역으로 얼굴을 알렸다. 그는 오스카 외에도 ‘영국 아카데미상 남우조연상’, ‘미국 배우조합상 단체 연기상’ 등을 올해 받았다. 이 노인장 때문에 에디 머피(‘드림걸즈’), 마크 월버그(‘디파티드’), 재키 얼 헤일리(‘리틀 칠드런’) 등 쟁쟁한 후배들은 빈손으로 코닥 극장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