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데뷔' 황보라, "개성 외모는 나의 힘!"

    입력 : 2007.03.04 10:10

    "참~ 특이하게 생겼어"
    박해일-네티즌에 굴욕
    성형대신 연기로 승부
    "백지같은 배우 될래요"

    유난히 큰 눈망울과 두툼한 입술, 여기에 컵라면 CF에 출연하면서 얻었던 '왕뚜껑 소녀'라는 별명까지. 황보라(24)는 모든 게 참 특이한 배우다. 게다가 첫 영화 출연작 역시 '좋지 아니한가'(감독 정윤철, 제작 무사이필름)라는 제목부터 다소 특이한 작품이다. 하지만 황보라는 자신의 외모에 대해서든, 가치관에 대해서든 당최 에둘러 말하는 법이 없다. 이처럼 시원시원하니 좋지 아니한가.

    ★외모는 나의 무기?

    CF와 몇편의 드라마를 통해 보여진 특이한 외모와 엉뚱한 표정이 바로 황보라의 트레이드 마크다. 그런데 바로 이 외모 때문에 영화 속 상대역인 박해일과 네티즌들로부터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평소 우상과 호흡을 맞추게 돼 촬영 이틀 전부터 예쁘게 꽃단장하고 기다렸던 황보라. 한데 박해일의 첫 마디는 '너 참 특이하게 생겼다'였다. 나중에 오해를 풀었지만 한동안 실의에 잠겨야 했다.

    네티즌들이 인터넷에 올린 '굴욕사진' 역시 그녀에게 성형수술의 욕구를 부추겼다. "그렇잖아도 참 특이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사진을 찍을 때 신경을 많이 써요. 그런데 어떻게 희한한 모습으로 나온 사진들만 골라서 올려주시는지… 정말 성형수술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어요." 그러나 황보라는 결국 성형수술을 포기했단다. "예뻐지면 안 될 것 같아서"였다.


    ★맥주와 교복

    촬영 중 에피소드 하나. 한여름에 촬영한 탓에 모기가 가장 큰 적이었다. 그러던 중 박해일이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가글액에 맥주를 섞어서 몸에 바르면 모기가 안 물어." 순진한 황보라. 온 몸에 이 액체를 발랐지만, 모기떼는 더욱 맹렬히 그녀의 피를 빨아댔다. 박해일은 "요즘 모기는 많이 세졌네"라고 얼버무렸다. 알고보니 박해일의 말대로 따라 한 사람은 황보라 뿐이었다.

    에피소드 둘. 그저 교복만 입으면 고등학생 역을 잘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촬영 첫 날부터 여지없이 무너졌다. 결국 모교인 진선여고에서 '여고생 체험'을 했다. 수업시간 중에 꾸벅꾸벅 졸기도 하고 때로는 여고생들의 모습을 몰래 휴대폰 카메라로 찍으면서 '여고생 황보라'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꿈

    황보라는 "그저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오버하지 않고, 백지같은 연기자가 되는 것"이 그녀의 소망. 깊이 생각해보진 않았지만, '작품에 꼭 필요하다면' 노출도 꺼리지 않을 작정이다. 뮤지컬 배우 역시 그녀가 꾸는 꿈의 일부분. 이를 위해 매주 3일씩 보컬 트레이닝도 받고 있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지만 황보라는 많은 꿈이 있다. 꿈에 한발짝씩 다가서고 있기에 좋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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