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장군과 멍군

〈제6보〉(70~82)=오늘 인터넷 해설자는 박정상 九단이다. 역시 국제 대회인 후지쓰배를 장악한 현역 챔프. 함께 내려온 김지석과 나란히 앉아 자판을 두들기고 있는데 분위기가 매우 좋다. 형세가 뚜렷이 흑 우세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 “한승이 형한테 멋진 저녁을 얻어먹을 수 있을 것 같다”며 희희낙락이다. 함께 내려와있던 젊은 기사들은 조한승·홍민표의 승패 결과와 관계없이 이날 저녁을 하루 더 묵고 가기로 했단다.

국지적으로 볼 때 70은 ‘가’의 보강이 정수. 그러면 흑은 ‘나’, ‘다’ 교환 후 81로 뛸 텐데 더 해 볼 데가 없어진다. 약점투성이의 중앙을 돌볼 틈 없이 70에 뛰어든 것이 백의 다급한 형편을 말해준다. 71은 정수. 참고 1도는 백이 너무 쉽게 안정한다. 74까지는 적진에서의 상투적 침투 수법.

81 시점에서 흑진이 크게 깨진 듯싶지만 우하와 하변을 알차게 확보, 승리를 착실히 다져가고 있다. 이때 붙여간 82가 후야오위의 기재를 보여주는 호점. 참고 2도 백 1의 ‘상식’은 2로 씌움 당해 답답해진다. 여기서 조한승도 82 못지않은 가착(佳着)으로 ‘멍군’을 부른다. 어디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