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병원은 병원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문 손잡이 등 사람 손이 닿는 곳의 표면을 박테리아를 차단하는 것으로 알려진 구리(銅)로 바꾸는 실험을 진행 중이라고 BBC인터넷판이 13일 보도했다.
영국 국립의료원(NHS)은 버밍엄에 있는 셀리 오크 병원을 실험병원으로 지정, 병원감염의 주범인 슈퍼박테리아 메티실린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을 구리가 막아줄 수 있을지를 앞으로 18개월에 걸쳐 실험할 예정이다.
이 병원은 일반 병동 한 곳의 문 손잡이와 화장실 탭, 플러시 핸들, 난간 손잡이 등의 표면에 모두 구리를 입히고 의료요원이 사용하는 펜까지 구리합금으로 바꾸게 된다.
이것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모든 병원이 강철로 된 것을 모두 구리로 바꿀 것으로 보인다.
사우샘프턴대학 환경보건실장 빌 키빌 박사는 구리가 박테리아와 작용해 박테리아의 호흡을 억제함으로써 사실상 숨을 쉬지 못하게 한다고 밝혔다.
고대 이집트 인들도 수 천 년 전 감염치료에 구리를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키빌 박사는 말했다.
영국 보건당국은 이번 실험에서 MRSA뿐 아니라 최근에 새로 등장한 또 다른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인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clostridium difficile)도 막아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구리가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과학자들도 있다.
/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