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통한의 역전패

〈제13보〉(195~226)=지난 보에서 백 △가 놓인 이후 조한승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시종 자신 있는 손길로 제꺽제꺽 두어가던 손길이 마치 감전이라도 된 듯 아주 오랜 시간 멈춰 섰다. 그는 그 한 방에 공든 탑이 또 한 번 무너지고 있다는 걸 깨닫고 있었다. 미세하긴 하지만 재역전의 길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에 절망한 시간이었다.

195는 그나마 최선. 이 수로 참고 1도 1에 이으면 백 2 다음 A와 B를 맞봐 흑이 크게 당한다. 뒤이은 196도 좋은 대응이었다. 이렇게 임시방편 후 198로 이으니 백의 승리가 더 확실히 다가온 것. 197로 참고 2도처럼 저항하는 것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201은 역끝내기 5집 크기. 195 이후 쌍방 최선의 마무리 공방이다.

209로는 ‘가’가 더 큰 듯싶지만 그렇지 않다. 백이 209로 선수 한 방 날리고 218로 막는 게 더 크기 때문. 209는 역끝내기 5집에 해당한다. 이 바둑은 장장 290수까지 이어져 계가한 결과 흑이 반면(盤面) 5집을 남김으로써 백의 1집 반 승으로 종결됐다. 226수 이후는 무의미해 총보로 넘긴다. (224…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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