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의문수등장

〈제3보〉(31~42)=홍민표는 순하고 착한 성격. 이 점에선 또 한 판의 준결승서 패한 조한승과 같은 과(科)로 분류된다. 그러나 승부사에게 오직 선량함만 있다면 그건 ‘미덕’이 아니다. 거친 승부세계에서 버텨내기란 그만큼 힘들다. 동료 기사들 사이에서 통하는 홍민표의 별명은 ‘홍 만봉’. 속 뜻은 알 수 없지만, 그의 사람 좋음과 깊은 관련이 있는 애칭임은 분명해 보인다.

△로 끊겨선 아무래도 흑이 괴로운 형태. 31로 먼저 끊는 것이 이 경우 자주 쓰이는 타개 요령이다. 35까지 선수해 하변에 맛을 남겨놓은 뒤 41로 좌변을 경영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이 수순 중 35로 36에 나가는 것은 물론 안 된다. 참고도는 초급자를 위한 그림. 4까지 기본적 회돌이 축으로 흑이 잡혀버린다.

42가 백에게서 나온 최초의 의문수였다. 동시에 이 바둑을 내내 고전하는 한 원인으로도 지목됐다. 이 국면에서의 포인트는 좌상귀 쪽이 아닌 하변이었다는 뜻. 이 수로 ‘가’에 철주(鐵柱)를 내렸더라면 백이 주도권을 잡았을 것이다. 단, 백이 ‘가’보다 한 두 칸 더 벌려 ‘나’나 ‘다’로 욕심을 내는 것은 맛이 나빠 권할 수 없다. 흑은 여기서 하변을 즉각 움직인다. 그 수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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