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락한 형사와 죄지은 고시생… 두이야기 ‘비장의 반전’

‘뷰티풀 선데이’는 두 명의 주인공이, 각자의 이야기를 짊어지고 자신만의 레인을 질주한다. 우선 강력반 강 형사(박용우)의 경우. 식물인간인 아내의 병원비 부담으로 늘 허덕이는 그는 압수한 마약 상당량을 기철(이기영)에게 팔아 넘기는 타락형사다. 동료에게까지 의심 받는 강형사는 점점 더 고립되며 죄의식에 시달린다. 여기에 힘들게 잡아넣은 상태(김동하)가 풀려나와 그를 협박한다.

두 번째 레인. 고시원에서 혼자 사는 민우(남궁민)는 수연(민지혜)만 보면 가슴이 뛴다. 상대방은 알지도 못하는 혼자만의 짝사랑. 하지만 수연은 이미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가 있다. 혼자만의 사랑은 집착으로 변하고, 폭우 쏟아지던 어느 날 민우는 충동적으로 몹쓸 짓을 저지른다. 그는 자신의 죄를 속이고 수연과의 결혼에 성공한다.

 

신인 진광교 감독의 데뷔작인 ‘뷰티풀 선데이’는 일종의 장르적 모험이다. 형사에게는 쫓고 쫓기는 긴박감, 고시생에게는 가슴 두근거리게 만드는 연애감정을 집어넣어 서로 다른 장르의 영화를 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 두 개의 이야기를 빠른 리듬으로 교차 편집하는 이 작품은 영화 시작 2/3 시점까지 두 인물의 접점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의도적인 회피다. 평행선을 달리는 두 인물의 공통점은 단 하나. 속죄와 죄의식에 시달리는 나약한 인간의 내면풍경이다. 문제는 이 공통점이 관객의 대단히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해석이 있을 때만 추출 가능하다는 것.

그동안의 각개약진을 단숨에 만회하겠다는 듯, 영화는 마지막 30여분 동안 강형사와 민우를 한자리에 몰아 넣고 이전의 모든 갈등을 무쇠도 녹일 듯한 온도로 연소시킨다. 서로의 레인을 쳐다보지도 않던 두 인물이 사실상 처음으로 만나는 대목이면서, 의문 해소를 위해 준비한 비장의 반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길고 장황한 반전의 약점은 스토리를 확장하는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것. 두 인물의 설전을 통해 지금까지 서로가 평행선을 달렸던 이유는 해결되지만, 그 반전은 기껏해야 자기완결적인 순환 구조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30분간의 후반 설전에서만 아귀가 들어맞을 뿐, 그 수수께끼를 풀기 위한 사전 실마리는 없거나, 있다고 해도 아주 드물다. 결말은 충격적이지만, 대중영화로서 관객이 이 퍼즐게임을 즐기게 만드는 데는 고려를 덜 한 것 같다. 29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