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치' 조재현, '천년학' 위해 3개월만에 '고수' 변신

'악기치' 조재현이 눈물겨운 노력 끝에 고수(鼓手)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조재현은 4월 둘째주 목요일(12일) 개봉 예정인 영화 '천년학'(감독 임권택, 제작 키노투)에서 피가 다른 누이 '송화'(오정해)를 흠모하는 고수 '동호' 역할을 맡았다. 사랑을 차마 표현 못하고 그녀의 곁에 있기 위해 소리에 장단을 맞추는 고수가 되는 인물로, 기존에 보여졌던 선 굵고 개성 강한 캐릭터와는 사뭇 다른 역할이다.

문제는 정작 조재현이 악기를 전혀 다룰 지 모른다는 것인데 "북은 커녕 학창 시절 한창 유행했던 통기타 조차도 전혀 칠 줄 몰랐다"고 털어놓았을 정도다.

더구나 '꼬마 명창은 있지만 꼬마 고수는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북은 오랜 연륜과 내공이 필요한 악기다.

결국 조재현은 크랭크인 3개월 전부터 무작정 북에 매달렸다. 롱 테이크와 풀샷 촬영이 많은 임권택 감독 영화의 특성상 대역은 생각할 수도 없고, 오히려 실력이 허술할 경우 적나라하게 드러날 수도 있는 상황.

다급해진 조재현은 북 명인인 김창만 선생으로부터 사사를 했고, 촬영이 시작된 후에도 북을 늘 갖고 다니며 틈만 나면 두드려댔다. 촬영현장에서는 국악에 능한 오정해가 조재현의 북 레슨을 담당했다.

과정은 힘들었지만, 결과는 좋았다. 얼마 전 국악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기술 시사에서 기라성같은 명인들로부터 북 실력을 인정받았다.

조재현은 "고작 몇 개월 동안 깔짝거렸다고 해서 실력이 얼마나 늘겠느냐"면서도 "다행히 전문가들의 반응이 좋았다. 영화와 오정해씨의 소리에 누가 되지 않아서 다행일 따름"이라고 겸손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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