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 "100번째라는 것엔 별 관심없다…다음 작품이 걱정"

임권택 감독은 100번째라는 것에 별 관심이 없다. 오히려 101번째를 걱정했다.　임 감독은 "1년에 한편씩 찍었어도 내가 백살이다. '100'은 평생 영화만 찍고 살았다는 증거일 뿐"이라며 "특별한 건 없다. 단지 다음 작품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함께 있던 주연배우 오정해는 "'100'을 말하는 사람들이 싫다. 주변에서 숫자만 강요해 정작 영화에 집중하지 못 하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에게 '100'은 영화 '천년학'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듯 했다.

★임권택과 판소리

임권택 감독은 '서편제'에 이어 다시 판소리를 선택했다.

임 감독은 "'서편제' 때도 '판소리를 누가 듣냐'고 했다. 하지만 한국인의 피는 속일 수 없다. 판소리가 보여주는 우리만의 멋스러운 삶, 감흥을 보여줄 것"이라며 '천년학'과 판소리에 대한 기대를 보였다.

그는 "북을 처음 치는 조재현이 금세 배우는 것을 보고 한국인과 판소리에 대해 더욱 확신을 가졌다"고 밝혔다.

한편 임 감독은 자신의 판소리 실력에 대해 "박치라 장단을 못 맞춘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오정해는 "감독님은 박치가 맞지만 음악에 대한 느낌은 정확하다"고 밝혔다.

★임권택에 대한 편견

임권택 감독은 '무섭다'는 이미지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했다.

임 감독은 "'춘향전' 때문이다. 내가 효정이(춘향전 여주인공)를 혼내는 모습이 텔레비전에 소개되는 바람에 사람들이 나를 무서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억울하다"고 말했다. 오정해는 "감독님이 촬영장에서 화내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며 거들었다.

그는 "촬영장에서 감독이 화를 내는 건 바보짓" 이라며 "가끔은 작전상 화난 척한다. 배우 연기가 진짜 안될 때 그러는데 감독이 나서서 촬영장 분위기를 잡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임 감독은 동네 할아버지 같은 편안하고 푸근한 인상이었다.

다음주 목요일(12일) 개봉하는 '천년학'은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연출작으로 칸 영화제의 러브콜을 벌써 받아 화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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