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71분만의 着點

〈제4보〉(55~66)=일본식 이틀 걸이 바둑은 첫날 마지막 점을 상대가 못 보게 기입 후 밀봉 보관하는 방식으로 봉수(封手)한다. 그러나 3시간짜리 국제 대회에선 오전 대국 최종수를 바둑판에 착점한 뒤 함께 점심을 든다. 어느 한 쪽은 휴식 때 자기 시간 잠식 없이 대응책을 연구할 수 있다는 뜻.

저우쥔쉰이 그 이점을 양보해도 좋다는 듯 자신 있게 55에 붙인 순간 오전 대국이 끝났다. 55는 소위 성동격서(聲東擊西)의 교란책. 점심 시간 후야오위의 낯빛은 어두웠다.

 

오후 대국 재개 후 11분 만에 첫 점이 놓였으니 56은 무려 71분간 숙고한 한 수다. 다시 12분을 쓴 58로 참고 1도는 백이 망한 모습.

59가 잇단 호착이었다. 59로 참고 2도처럼 욕심내면 백에게 A와 B의 맞보기를 제공한다. 62로 63이나 64에 두는 것도 ‘가’로 봉쇄되니 안 될 말.

 

65가 놓여 이제 ‘나’의 건넘도 없어졌다. 그러나 65는 중대한 미스. 먼저 ‘다’의 곳을 선수로 끼워 이은 뒤 둬야 했다. 상대 실책을 응징 못한 66이 천추의 한을 남긴다. 어떤 수가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