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연수회장 같은 예술 서커스 ‘퀴담’

예술 서커스 ‘퀴담’(Quidam)이 공연 중인 잠실종합운동장 천막극장은 요즘 ‘기업의 연수회장’ 같다. “태양의서커스(‘퀴담’을 만든 캐나다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공연은 새로운 발상 전환으로 서커스 시장에서 블루오션을 개척했다”는 평에 끌린 기업체들이 직원들의 단체 관람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공연의 한국 주최측에 따르면 지난 20일까지 기업체 50여 곳에서 1만3556장의 표를 구매했다.

이는 팔려나간 티켓의 약 20%를 기업들이 점령한 것이다. ‘퀴담’을 단체 관람하는 50여 개 기업들을 업종별로 보면 금융업이 5537장(41%)으로 가장 많았고, 제조업(2219장·16%)과 보험업(864장·6%)이 뒤를 이었다. 한 공연 예매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기업의 VIP 고객 마케팅이 집중되는 연말 시즌에도 기업쪽 판매율이 15%를 넘기는 공연은 나올까말까했다”면서 “이번 ‘퀴담’ 공연에 기업체 단체 관람이 쏠리는 현상은 새로운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퀴담’은 예술적으로 고른 완성도를 지키면서 때론 극한의 몸으로, 때론 첨단의 기술로 서커스에 대한 편견을 깬다. 서커스로 한 해 매출 6억5000만 달러(약 6000억 원)를 올리는 태양의서커스 기 랄리베르테(Laliberte) 대표는 “위험을 무릅쓰고, 같은 걸 다시 하지 않는 게 우리의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