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은, '천년학' 만나 연기 눈을 뜨다..임권택감독도 대만족

    입력 : 2007.04.24 09:46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감독 임권택, 제작 키노투)에서 새로운 매력을 과시한 오승은. 그동안 영화, 시트콤, 오락 프로그램을 거쳐 가수로도 활약했다. 스타가 되기 위해 여기저기서 밤낮없이 뛰었다. 그랬던 그녀가 지난해 4월 그룹 '더 빨강'의 활동을 끝낸 이후 완전히 모습을 감췄다. 그리고 1년만에 '천년학'으로 관객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픈만큼 성숙해지는 계기-'더 빨강'

    '더 빨강'은 오승은에게 아픔이다. 그녀에겐 냉담한 반응들뿐이었다. 팀 동료인 배슬기의 '들러리'라는 뼈아픈 소리도 들어야 했다. 결국 그녀는 가수로서 제대로 활동도 못하고 긴 칩거에 들어갔다.

    1년이 지난 지금 오승은은 "그 시간을 후회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오히려 배우는 게 더 많았던 시간들이었다"고 덤덤하게 말하는 그녀는 "시트콤 '논스톱'(MBC)의 '오 서방' 이미지를 벗어날 수 있었다"며 위안을 삼았다.

    　
    ▶흔들리지 않는 내면-'단심'

    '천년학'에서 오승은은 창극단 인기배우에서 동호(조재현 분)를 사랑해 몰락하는 단심 역을 연기했다. 판소리에 인생 연기까지 해야하는 어려운 배역을 임권택 감독은 그녀를 보자마자 캐스팅했다. 당시 그녀는 '더 빨강' 때문에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던 시기였다. 그런 오승은의 눈빛을 알아봤을까. 임 감독은 그녀에게 특별한 연기 지시 없이 순간순간 그녀의 내면을 끄집어 냈다. 그녀가 술과 사랑에 쩔어 사는 단심을 연기하면 임 감독은 그대로 만족해 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차츰 치유됐다.

    오승은은 '천년학' 이후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 내면을 갖게 됐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단심을 연기하며 그 이름처럼 하나의 마음이 된 것. '배우가 되고 싶다!'
    ▶배우로서의 새 출발점-'천년학'

    오승은에게 '천년학'은 운명이다. 임 감독에게 사인받는 꿈을 꾼 후 캐스팅 제의가 오자 운명이라 직감한 오승은. 운명처럼 '천년학'은 그녀의 인생을 바꿔놨다. 거장 임권택을 통해 연기에 눈을 떴다.

    그녀는 "감독님이 연기를 요구하지 않는다"며 "촬영은 내게 고민의 연속이었다"고 털어놨다. "'내가 잘 하고 있나?'라는 의문이 떠나질 않았다"고 밝힌 오승은은 영화 개봉후 깨달았다. 연기란 욕심이 아닌 비우는 것임을.

    그녀는 "감독님이 '영화 개봉하면 좋은 작품 들어올테니 기다려라. 기다리면 잘 된다'고 하셨다"며 현재 들어온 드라마 제의를 가르침에 따라 신중하게 고민 중이다.

    '천년학'은 지난 12일 개봉해 관객들의 좋은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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