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19일) 개봉된 영화 '파란 자전거'(감독 권용국)는 오랜만에 만나는 착하고 정직한 영화다. 금상첨화, 신인답지 않은 내공으로 중무장한 주인공 양진우는 '파란 자전거'를 보석처럼 빛나게 한다.
극중 장애의 아픔으로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사는 동규 역을 맡은 양진우는 자연스러운 연기 호흡으로 스크린을 장식했다. 넉 달여간 의수를 낀 채 생활했다니, 어지간한 보통내기는 아닐 터.
선한 눈빛과 부드러운 미소는 연예 관계자들의 시선을 확 끌만하다. 여성팬들의 마음을 훔칠 수 있는 기본기를 확실히 갖췄다. 이번에 연기력까지 인정받았으니, 이젠 비상하는 일만 남았다.
양진우는 전형적인 해외파. 장시간 대화를 나눠도 눈치 채기 힘들 정도이나, 호주 퀸스랜드 공대에서 국제경영학을 전공했다. 초등학교 때 이민 가서 청소년기를 외국에서 보냈는데, 발음이 아주 정확하다.
아픈 에피소드가 재미있다. 처음 오디션을 보러 갔을 때, 심사위원들이 대뜸 노래를 불러보라고 했다. 가사를 외우는 유일한 노래인 애국가를 불렀다. 심사위원들은 포복절도했다. 그 뒤 눈물을 흘리면서 발음을 교정했다. 이젠 영어도 한국식으로 발음하는 게 더 익숙하다.
2002년 드라마 '대망'(SBS)으로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2004년 드라마 '매직'(SBS)을 거쳐 일본 TBS 드라마 '약속'에 출연했다. 덕분에 일본에도 팬이 꽤 있다.
'파란 자전거'는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출연을 결정했다. 저예산 영화였지만, 진심이 담겨있는 시나리오에 반했다.
"권 감독님과 매일 이야기를 나눴어요. 동규의 아픔에 대해. 그 과정을 통해 연기자로서 한 뼘 더 성장한 듯 해요."
'촬영장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자기 자신을 버릴 줄 알아야한다'는 오광록(극중 동규의 아버지)의 가르침도 큰 도움이 됐다.
양진우의 차기작은 영화 '세븐 데이즈'. 비밀의 열쇠를 쥐고 있는 정신병자로 출연해 김윤진과 호흡을 맞춘다. 개성 강한 캐릭터인 만큼, 관객들에게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듯. 또 영화 '전설의 고향'이 올 여름 개봉되니 올 한해는 무척 바쁘게 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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