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송강호가 사투리 때문에 땀 깨나 뺐다. 그것도 사투리 교정 때문이 아니라, 사투리를 하기 위해 고생을 했다.
이게 웬 말인가. 데뷔 후 송강호의 트레이드 마크는 경상도 사투리 억양이 묻어나는 코믹스런 말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송강호지만 다음달 12일 개봉되는 영화 '밀양'(제작 파인하우스필름)을 찍는 동안에는 꼬박 경상도 사투리 연습에 매달려야만 했다.
송강호의 고향은 경남 김해지만, '밀양'의 배경은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 경남 밀양이다.
감독은 송강호에게 감정이 팍팍 묻어나는 밀양 사투리를 주문했다. 상대역인 전도연이 등장인물 중 유일한 서울 사람 역할이라 송강호의 사투리 연기는 더욱 중요했다.
'사투리가 거기서 거기겠지'라고 생각했던 송강호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같은 경남이라도 김해와 밀양의 말투는 크게 다르다.
송강호가 연기한 카센터 사장 '종찬'은 사별의 아픔을 겪은 깍쟁이 서울 여자 '신애'(전도연)를 사랑하는 밀양 사나이. 투박한 말투 속에서도 은근한 사랑을 담아내야 하는데 그게 문제였다. 송강호는 "사투리가 조금 다른 것도 문제지만, 그 속에 감독님이 원하는 감정을 자연스레 담아내는 게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결국 송강호는 5개월에 이르는 밀양 촬영 기간 동안 현지 사람들의 도움으로 맹연습을 하면서 밀양 사나이 '종찬'이 돼 갈 수 있었다.
'밀양'은 송강호의 첫 멜로 연기 도전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작품으로, 다음달 16일 개막하는 제60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이로써 송강호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칸의 레드카펫을 밟는 기쁨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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