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정면 衝突

〈제2보〉(18~36)=뜻밖에도 첫 판을 패한 뒤 중국 관계자들의 반응은 “뭐, 상관없습니다”였다. 대만은 중국의 일부인데다 저우가 중국에서 실력을 키웠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로 저우 九단은 10세 때 중국 본토로 보내져 송쉬에린(宋雪林) 九단 문하에서 공부했다. 저우가 우승 인터뷰 때 감사의 뜻을 전한 송쉬에린, 위빈(兪斌), 오위린(吳玉林) 등 3명의 스승은 모두 중국 프로들.

백은 일단 18로 근거를 확장한 뒤 20에 붙여 포위망 돌파에 나선다. 22는 물론 참고도의 진행을 기대한 수였다. 하지만 흑은 강력하게 23으로 단수쳐 간다. 젊은 혈기가 타협을 허용치 않은 것. 백도 24로 반발하면서 초반부터 쌍방 기세가 정면 충돌했다. 이렇게 되면 26까지의 천지 대패(大覇)는 필연의 흐름.

패 결행에 앞서 둔 흑 27, 29는 대형 팻감을 만드는 요령이다. 결국 36까지 서로가 엄청난 빵때림을 주고받는 대교환으로 마무리됐다. 좌상 쪽 흑 3점이 다 잡힌 거라면 백이 훨씬 만족스런 결말이다. 따라서 흑은 참고도처럼 참는 게 현명했으리란 결론. 흑은 과연 문제의 흑 3점을 움직일까, 아니면 버리고 둘까. 후야오위의 장고가 시작됐다. (3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