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원, 영화 '아들' 무기수 아버지역..부자의 애틋한 연기
입력 : 2007.04.30 10:01
15년 전에 세상을 뜬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영화 촬영 내내 그를 맴돌았다.
30분 이상을 함께 보낸 적이 없을 정도로 무뚝뚝했던 아버지. 초등학생 때 아버지와 단 둘이 한탄강에 놀러갔던 일이 유일하게 추억의 한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햇볕이 좋았던 그날, 물놀이를 하던 그는 신발을 잃어버렸다. 기분좋게 술을 드시던 아버지가 당황하는 그를 보고 활짝 웃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사소한 기억일 수도 있지만…. 왜 뒤늦게 가슴을 치게 되는 일 있잖아요."
그때를 떠올리면 '아버지가 나를 참 사랑했구나'란 생각에 가슴 한켠이 묵직하게 아파온다.
1일 개봉 하는 영화 '아들'(감독 장진, 제작 필름있수다)엔 이런 절절한 마음들이 녹아있다.
극중 무기수로 15년째 복역 중인 강식 역. 단 하루의 '휴가'를 허락받아 사춘기인 아들(류덕환)을 만나러 온다. 아들에게 아버지는 물건을 훔치다가 두 명을 죽인 살인범에 불과하다.
그런 아버지와 아들이 15년만에 마음 문을 열게 되는 과정은 관객들의 눈물샘을 사정없이 자극한다. 이틀동안 뛰고 또 뛰면서 찍었다는 한강둔치 장면은 압권. 처음 서로를 쳐다보게 되는 아들과 아버지가 눈빛을 나누는 순간, 관객들은 무장해제된다.
그러나 이게 전부라면? 차승원이 아니다. '아들'에서 차승원이 엮어내는 감정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아버지의) 눈빛이 무섭다"는 아들 앞에서 눈물을 감춰야하는 강식. 이쯤되면 눈물에 콧물까지 다 짜내는 신파가 한도 끝도 없이 펼쳐질 법한데, 차승원과 장진이 빚어내는 엇박자식 호흡은 역시 대박감이다.
"하이~ 방가방가!" "완전 반갑삼!"이라며 교도소에서 익힌 신세대식 인사법을 어색하게 외워대는 강식. 눈물이 뚝 떨어지다가 폭소로 이어진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마지막 이별신도 마찬가지다. 오열하는 차승원 앞에서 관객들은 감동의 도가니에 빠지려는 찰나, 뜻밖의 감정을 또 만나게 된다.
이처럼 눈물과 그 여백을 자유자재로 엮어낼 만큼의 깊이 있는 내공을 자랑하게 된 차승원. 스스로에게도 그간 많은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시야가 넓어졌다고 할까요? 예전에는 앞 뒤 돌아보지 않고 무조건 달렸어요. 하지만 이제는 앞 뒤뿐만 아니라 옆까지 살펴보게 되더군요."
사실 과거의 차승원은 항상 유쾌하고 자신감이 넘쳤다. 넘쳐나는 에너지를 주체못할 것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영화에 대해 확신에 가득찬 설명을 늘어놓기도 했고, 현란한 비유로 기자들을 즐겁게 하기도 했다.
"생각이 많아졌어요. '아들'은 그런 의미에서 배우 차승원이 또 다른 모퉁이를 돌아가는 과정에서 찍은 소중한 영화죠. "
느린 호흡으로 인터뷰에 응하는 차승원이 펼쳐보이는 스크린엔 쉼표가 더 많아진 듯 했다. 그러나 그 여유가 관객들에겐 깊이있는 느낌표로 다가올 듯. 그래서 '아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차승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프로젝트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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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이상을 함께 보낸 적이 없을 정도로 무뚝뚝했던 아버지. 초등학생 때 아버지와 단 둘이 한탄강에 놀러갔던 일이 유일하게 추억의 한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햇볕이 좋았던 그날, 물놀이를 하던 그는 신발을 잃어버렸다. 기분좋게 술을 드시던 아버지가 당황하는 그를 보고 활짝 웃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사소한 기억일 수도 있지만…. 왜 뒤늦게 가슴을 치게 되는 일 있잖아요."
그때를 떠올리면 '아버지가 나를 참 사랑했구나'란 생각에 가슴 한켠이 묵직하게 아파온다.
1일 개봉 하는 영화 '아들'(감독 장진, 제작 필름있수다)엔 이런 절절한 마음들이 녹아있다.
극중 무기수로 15년째 복역 중인 강식 역. 단 하루의 '휴가'를 허락받아 사춘기인 아들(류덕환)을 만나러 온다. 아들에게 아버지는 물건을 훔치다가 두 명을 죽인 살인범에 불과하다.
그런 아버지와 아들이 15년만에 마음 문을 열게 되는 과정은 관객들의 눈물샘을 사정없이 자극한다. 이틀동안 뛰고 또 뛰면서 찍었다는 한강둔치 장면은 압권. 처음 서로를 쳐다보게 되는 아들과 아버지가 눈빛을 나누는 순간, 관객들은 무장해제된다.
그러나 이게 전부라면? 차승원이 아니다. '아들'에서 차승원이 엮어내는 감정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아버지의) 눈빛이 무섭다"는 아들 앞에서 눈물을 감춰야하는 강식. 이쯤되면 눈물에 콧물까지 다 짜내는 신파가 한도 끝도 없이 펼쳐질 법한데, 차승원과 장진이 빚어내는 엇박자식 호흡은 역시 대박감이다.
"하이~ 방가방가!" "완전 반갑삼!"이라며 교도소에서 익힌 신세대식 인사법을 어색하게 외워대는 강식. 눈물이 뚝 떨어지다가 폭소로 이어진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마지막 이별신도 마찬가지다. 오열하는 차승원 앞에서 관객들은 감동의 도가니에 빠지려는 찰나, 뜻밖의 감정을 또 만나게 된다.
이처럼 눈물과 그 여백을 자유자재로 엮어낼 만큼의 깊이 있는 내공을 자랑하게 된 차승원. 스스로에게도 그간 많은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시야가 넓어졌다고 할까요? 예전에는 앞 뒤 돌아보지 않고 무조건 달렸어요. 하지만 이제는 앞 뒤뿐만 아니라 옆까지 살펴보게 되더군요."
사실 과거의 차승원은 항상 유쾌하고 자신감이 넘쳤다. 넘쳐나는 에너지를 주체못할 것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영화에 대해 확신에 가득찬 설명을 늘어놓기도 했고, 현란한 비유로 기자들을 즐겁게 하기도 했다.
"생각이 많아졌어요. '아들'은 그런 의미에서 배우 차승원이 또 다른 모퉁이를 돌아가는 과정에서 찍은 소중한 영화죠. "
느린 호흡으로 인터뷰에 응하는 차승원이 펼쳐보이는 스크린엔 쉼표가 더 많아진 듯 했다. 그러나 그 여유가 관객들에겐 깊이있는 느낌표로 다가올 듯. 그래서 '아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차승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프로젝트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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