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한 여자'. 배우라는 직업을 떠나서 여자라면 누구든 듣고 싶어 하는 말 중 하나일 게다.
그런데 신인 여배우 장예원(23)은 지난해 여름 영화 '장마'(감독 고충길)를 촬영하는 내내 '축축한 여자'로 살아야 했다.
이번 전주 국제영화제에 출품된 '장마'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모든 신의 촬영이 비 오는 중에 이뤄졌다. 그렇다보니 비가 오면 촬영을 접어야 하는 여느 영화들과는 달리 매일 '기우제'를 지내는 심정으로 촬영에 임하는 기이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일단 촬영 현장에 도착해서 비가 올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렸죠. 그러다 몇 시간이 지나도 비가 안 오면 돌아가고.... 비가 그렇게 기다려지긴 처음이었어요."
어쩌다 마른 곳에 들어가는 신이 있어도 온 몸에 분무기로 물을 뿌려야만 했다. 이렇듯 늘 축축하다 보니 한여름에 촬영을 했음에도 덜덜 떤 기억 밖에 없다. '당연히' 감기는 달고 살았다.
하지만 장예원은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이 영화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장예원은 '장마'에서 20대 후반의 순수한 연애관을 지닌 '선재'와 30대 초반의 현실적인 여자 '인화' 역을 동시에 맡았다. 흔히 이야기하는 '1인 2역'이다.
외모와 달리(?) '범생이'로만 살아오다 VJ로 덜컥 연예계에 입문한 게 어느덧 5년 전의 일이 됐다. 연기가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최고의 약이라고 믿는 장예원이 가장 존경하는 배우는 김지수다. 김지수의 연기에는 입체감이 있어서 좋단다.
"제가 좀 평범하잖아요. 생긴 것도 그렇고 하는 행동도 그렇고.... 하지만 평범하면서도 그 속에 있는 여러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선 일단 제 색깔부터 찾아야 할 것 같구요."
스스로를 평범하다고 이야기하는 신세대 연기자 장예원. 결코 평범하지 않은 그녀의 말 속에 다부진 각오가 엿보였다.
- Copyrights ⓒ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