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전증후군을 앓고 있는 군인 일부는 이 병에 걸리지 않은 퇴역군인들보다 뇌의 부피가 상당히 작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보스턴대학 공중보건과 로버트 화이트 교수를 비롯한 연구팀은 1일 연례 미국신경학회에 제출한 논문에서 관절통증, 피로, 건망증, 두통, 발진, 메스꺼움, 집중곤란 등의 걸프전증후군 중 5개 이상의 증세에 시달리는 군인들은 뇌의 사고와 기억을 관장하는 부위가 현저히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1차 걸프전중 이라크의 캄시야 군수품창고 폭파때 화학무기에 노출된 군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논문저자인 화이트 교수는 이들의 대뇌가 실제로 화학무기에 노출된 결과로 손상됐는지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자료가 충분치 않다면서도 “중추신경계에 물리적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화학무기 노출이 차이의 원인인지 여부는 알 수 없다”면서 “차이가 이전부터 존재했을 수도 있고 노출중 변화가 일어났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화이트 교수는 노출이 퇴역군인들의 대뇌를 손상시켰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이런 형태의 화학물질에 노출되면 뇌가 손상될 수 있다는 선험연구를 비롯, “걸프전 참전자의 신경계에 영향이 축적된다는 증거는 많다”고 설명했다.
화이트 교수는 1991년 걸프전에 참전했다 돌아온 후 이상한 질병을 호소한 퇴역군인들을 연구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퇴역군인 36명의 대뇌스캔검사를 분석한 것으로 절반은 5개 이상의 증세를 앓고 있는 사람이고 나머지 절반은 5개 또는 그 이하의 증상을 호소한 사람이었다.
연구팀은 5개 이상의 증상을 호소한 사람은 전체 대뇌피질이 평균 5% 작고 두부앞쪽 대상뇌회(腦回)는 6% 작은 사실을 발견했다.
5개 이상의 증상을 호소한 사람들은 또 학습과 기억시험에서 평균 12-15% 낮은 점수를 얻었으며 뇌의 부피가 줄어들면 점수가 더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트 교수는 두뇌손상은 회복이 어렵지만 손상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 퇴역군인들이 걸프전증후군을 다루는데 기여할 맞춤형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