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60분’신경전

〈제4보〉(52~66)=상대방이 오전 대국 최종수를 놓을 경우 점심 시간(60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는 앞서 했다. 하지만 이를 의식해 착점을 조절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바둑에 전념해야 좋은 수가 보이고, 호착이 떠오르면 망설일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 오늘은 어떨까.

7분 만에 52가 놓였다. 저우의 시간 소비량이 평소보다 월등 많다. 단박에 부러뜨리고 싶은데 막상 결정타는 안 보인다는 의미다. 예컨대 참고 1도의 공격은 6까지 날씬하게 산다. 52, 54는 흑의 완생(完生)을 늦추며 패(覇)를 활용하겠다는 ‘보험성’ 수. 패 싸움 와중에 놓인 63이 대 악수였다. 참고 2도에서 A와 B를 교환한 셈이니 말도 안 된다.

65로 패를 때려낼 무렵 휴식시간인 1시까지 2분이 남았다. 후야오위가 계시기를 바라본다. 저우쥔쉰이 백 돌을 하나 집어 들었다가, 벗어놓은 손목시계를 슬쩍 살피더니 다시 손을 회수한다. 둘 모두 이례적으로 60분간의 봉수(封手) 이점을 의식하고 있다. 오전 대국은 65에서 끝나 점심 시간은 흑의 차지가 됐다. 백66은 오후의 첫 점. (59 65…▲, 6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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