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서커스 천국' 예술이야? 서커스야?

서커스 천국이다. 동양과 서양, 전통과 실험을 대표하는 서커스 공연이 풍성하다. 5월은 서커스의 달이라고 할 만큼 많다. 현재 서울에서만 3개의 서커스 공연이 진행 중이다. 이달 말에도 실험성 짙은 서커스 공연이 내한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이처럼 서커스가 동시다발적으로 공연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서커스는 인간 신체가 만들어낼 수 있는 극한의 묘기를 보여준다. 최근에는 아트서커스로 진화, 새로운 세계를 펼쳐보인다. 대개 뚜렷한 스토리가 없어 단조로운 느낌을 주는 건 단점. 하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묘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

태양의서커스가 선보이는 '퀴담'은 잠실종합운동장 광장에 마련된 빅탑에서 공연 중이다. '익명의 행인'이라는 뜻을 가진 '퀴담'은 전통 서커스에 연극, 아크로바틱, 음악, 무용 등 다양한 장르를 결합해 '서커스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뱅퀸', '비단 속의 대기', '구름 그네' 등 10가지 묘기를 선보이고 있다.

관객들의 평가는 호의적이다. '퀴담' 홈페이지에는 '이 공연을 보는 동안 다시 태어난 기분이다. 눈물이 고인 채 보았다. 감동적이다', '박수를 하도 많이 쳐서 손이 빨개지고 부었다'는 호평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판매도 순조롭다. 지난 일요일(4월29일) 38회째 공연에서 티켓 판매액 100억원을 돌파했다. 마지막 4차 티켓 오픈일인 월요일(4월30일)에는 하루에만 3000장 이상 판매됐다. 평균 객석 점유율은 78%. 특히 20만원짜리 VIP석인 타피루즈석은 98%나 된다.

그러나 '추상화보다 이해하기 어렵다' '1부는 숨도 못 쉴 정도로 훌륭했지만 2부는 긴장이 확 풀어진다'는 평가도 꽤 있다. 공연은 6월 3일까지 이어진다.

70년 전통을 자랑하는 동춘서커스는 토종 서커스의 진수를 보여준다. 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에서 6월 17일까지 공연한다. 저렴한 요금(8000원)에 야외에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쌍절봉, 외줄타기, 접시돌리기, 인간탑쌓기 등 추억의 묘기를 선사한다.

중국 상하이 서커스단은 장충체육관, 천안 유관순체육관 등에서 공연을 펼친다. 10m 허공에서 실크천에 몸을 맡긴 채 펼치는 인체 묘기, 철제 구형체 안에서 8대의 오토바이가 고난도 액션을 연출하는 오토바이쇼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캐나다의 세븐 핑거스는 서커스 3세대들이다. '퀴담'조차도 진부하다고 거부했다. 이번에 공연하는 '트레이시스'는 실험성이 돋보이는 작품. 실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친근한 소재들을 화려한 아크로바틱으로 선보인다. 태양의 서커스가 이미지를 중시한다면, 세븐 핑거스는 인간미 넘치는 공연을 내세우고 있다. 화려한 분장 대신 자연스러움을 강조한다.

'트레이시스'는 지난달 영상 시사회를 가졌다. '이제껏 보지 못한 신체의 다양한 표현' '뮤지컬과 현대무용, 서커스를 동시에 보는 느낌'이란 호평을 받았다. 25~27일 국립중앙박물관 용 극장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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