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집 없는 설움

〈제8보〉(119~140)=승부란 오직 실력에 의해서만 결정되지는 않는다. 실력 차가 크지 않을 때는 다양한 외부 변수가 끼어든다는 뜻. “모두가 떼어놓은 당상이라며 격려했을 때 후야오위의 부담감은 엄청났을 것이다. 그것이 이번 결승전 내내 경직된 행마로 나타났다.” 뤄지엔원(羅建文) 七단의 분석이다. 반면 저우는 편한 마음으로 약간의 열세를 훌륭히 메웠다는 것. 세상에 ‘완벽하게 공평한 승부’란 과연 존재할 수 없는 것일까.

좌상귀 흑 대마의 생사가 걸린 패(覇)싸움이 본격화됐다. 120으로 늦춰 받은 수가 정수. 검토실에선 120으로 125자리가 더 효율적이란 의견이 나왔으나, 참고도 9까지 진행 후 A B C 등이 모두 팻감이어서 백이 못 견딘다. 122는 기분 좋은 팻감.

백은 약간의 대가(代價)만 지불 받으면 된다는 배짱이다. 128에서 시작되는 우하귀 팻감도 풍부하다. 134 때 눈물을 머금고 135로 후퇴한다. 당연히 ‘가’로 잡을 곳인데 팻감이 너무 많이 나오기 때문. ‘집 없는 설움’이란 이런 것이다. 백은 팻감이 널렸다는 듯 140으로 찔러갔는데…. (124 130 136…△, 127 133 139…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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