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날아간 찬스

〈제9보〉(141~162)=저우쥔쉰(27)과 후야오위(25)는 묘한 관계다. 저우는 93년 중국에서 프로가 된 뒤 이듬해 대만에서 또 한 번 입단했는데, 중국에서의 입단 동기가 후야오위였다. 98년 중국 신인왕전에선 후야오위가 저우를 꺾고 우승했다. 같은 핏줄이면서도 다른 소속으로, 때론 한 무대에서 활동해 온 두 청년 강자가 세계 패권을 놓고 싸우는 모습이 이채롭다.

 

141로 패를 받고 142를 따내 좌상귀 패싸움은 계속된다. 151로 흑이 패를 때린 시점에서 저우쥔쉰이 형세 판단에 들어갔다. 12분 만에 152. 흑이 155로 패를 이어 살아가자, 백은 156으로 상변을 챙겼다. 이것으로 백의 우세란 게 저우의 생각이었으며, 사실 이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참고도를 보자. 1, 3으로 패를 계속했으면 흑은 4로 패를 쓸 수 밖에 없었다. 그런 뒤 5, 7로 챙겼더라면 흑 대마에 한 수 더 손질이 필요, 157이 백의 수중에 들어갔으리란 얘기(6…▲). 한 수 차이가 난 것이다. 162까지 아직은 백이 우세하다지만 어째 조짐이 심상치 않다. (145 151…▲, 148 155…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