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거라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올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첫 주자 '스파이더맨3'가 극장가를 싹쓸이하고 있다.
당초 '스파이더맨3'는 전 세계 최초 개봉이라는 미명 하에 목요일 개봉 관행을 깨고 화요일(1일) 개봉을 해 구설수에 올랐다. 하지만 흥행 성적은 비난의 목소리를 잠재우기라도 하듯 '압도적'이다.
당초 전국 617개 스크린서 개봉됐던 '스파이더맨3'는 오프닝 스코어부터 새 역사를 쓰더니(50만2000명) 지난 어린이날 연휴에는 전국 816개 스크린으로 확대 상영되며 개봉 6일 만에 255만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스파이더맨3'와 정면 승부를 선언한 '아들'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스크린에서 10분의 1 수준인 25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특히 '스파이더맨3'가 전국 1600여 스크린 중 절반을 잠식하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실제로 같은 날 개봉했던 '이대근, 이댁은'이나 일주일 전에 개봉해 호평을 받았던 '날아라 허동구' 등은 스크린 조차 변변히 못 잡고 있다.
'이대근, 이댁은'의 홍보사 측은 "그나마 생색 내기로 스크린을 내줘도 조조 아니면 심야 시간대다. 영화를 보지 말란 말 아니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물론 '스파이더맨3'에 대한 관객들의 감상평이 그다지 좋지 못해 쾌속 질주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줄줄이 몰려올 블록버스터들에 대한 공포심을 심어 주기에는 충분한 활약이다.
앞으로도 '캐리비안의 해적3-세상 끝에서'(24일) '슈렉3'(6월6일) '트랜스포머'(6월28일)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7월12일) '다이하드 4.0'(7월19일) '판타스틱4-실버 서퍼의 위협'(8월9일) 등 굵직굵직한 작품들이 대기 중이다.
이에 반해 한국 영화는 변변한 라인업 조차 짜기 힘든 실정이다.
그나마 오는 24일 개봉하는 '밀양'이나 다음달 6일 '슈렉3'와 맞붙는 '황진이' 7월 개봉 예정인 '화려한 휴가' 등이 대항마로 꼽히지만 많은 관계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그러나 한 줄기 희망도 엿보인다. 충무로의 관계자들은 "어찌 됐건 썰렁하던 극장가가 활기를 찾지 않았느냐"며 "오히려 질만 담보된다면 한국영화 대반전의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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