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만의 첫 악역 맡고 심리적으로 상당히 우울한 시간을 보냈다!"
량자오웨이(양조위)가 영화 '상성:상처받은 도시'의 31일 한국 개봉을 앞두고 13일 홍콩 리츠칼튼호텔에서 한국 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데뷔 이후 처음 악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소감을 털어놓았다.
2000년 '화양연화'로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은 량자오웨이는 '상상:상처받은 도시'에서 살인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유정희' 역을 맡아 카리스마로 스크린을 가득 채웠다. 그가 류웨이장 감독과 호흡을 맞춘 전작 '무간도'를 능가하는 두뇌 게임을 스릴 넘치게 이끌어갔다는 평이다.
그러나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던 듯, 원래 기획단계에서 다른 역을 맡기로 했던 량자오웨이는 류웨이장 감독이 처음 유정희 역을 제안했을 때 단호히 거절했다고 한다.
그 뒤 두 달간의 고민 끝에 악역을 맡게 된 량자오웨이는 "크랭크 인 전부터 나 자신을 세뇌시킨다는 기분으로 배역에 빠져들어간다"면서 "극중 인물의 다양한 모습에 대해 머릿속에 끊임없이 그려본다. 숨소리부터 걸음거리까지 고민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배역에 몰입하면 실제 성격이 바뀌거나 후유증을 겪지 않냐'는 질문에 대해서 "그 과정은 근육을 만드는 것과 흡사하다"고 비유했다. "근육을 만드는 데 1년이 걸리면 보통 체형으로 돌아오기까지 똑같은 시간이 걸리게 마련"이라면서 "배역에서 빠져나와, 나 자신으로 돌아오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상성:상처받은 도시'를 끝낸 뒤 특히 힘들었는데, 차기작('적벽대전') 촬영을 바로 시작해야해서 더욱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한편, 인터뷰 내내 '인연'이라는 단어를 즐겨 사용한 량자오웨이는 이날 '파파라치 대처법'에 대해서 오랜 시간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스타답게 여유를 과시했다. "할리우드나 유럽이나 스타들에겐 항상 파파라치가 따라다닌다. 그냥 신경을 안 쓰는 것 외에 대처법이 없다"고 '내공'을 자랑했다. < 홍콩=전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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