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한국의 닮은 꼴 유물

봉수형병

이 은제 봉수형병은 아프가니스탄 북부의 박트리아지방에서 만든 것으로 여겨지는 술을 담는 주전자다. 중국의 영하(寧夏) 회족자치구에 있는 북주(北周) 이현(李賢)의 무덤에서 출토됐다. 서기 6세기경 유물로 추정된다. 그리스어로 오이노코에라고 불리는 이 유물에는 그리스 신화 속의 인물이 묘사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도 봉수형병이 출토됐다. 경주 황남대총 출토 봉수형 유리병이다. 황남대총의 봉수형 유리병은 부러진 손잡이를 금실로 감아 보수했다. 당시 신라사회에서 이러한 유리용기를 얼마나 귀하게 여겼는지 말해준다. 서기 5~6세기 동아시아에서 보이는 봉수형병 형태의 유물과 유리 그릇은 당시 서역과의 교류가 활발했음을 보여준다. 신라 역시 당시 국제적인 교역 네트워크를 배경으로 다양한 외부 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소화했음을 이 유물은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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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치-간사한 사람을 잡아먹는 전설의 동물

이 상상의 동물은 감숙성 주천시(酒泉市) 하하청(下河淸) 18호분에서 출토된 서기 3~5세기경의 유물이다. 청동으로 만들었으며, 머리에는 날카로운 뿔이 하나 있고 꼬리는 치켜세우고 있다.

이 동물은 시시비비를 가릴 줄 알아서 간사한 사람을 보면 뿔로 찔러 넘어뜨린 후 먹어치우는 습성이 있다고 고대의 중국 사람은 믿기도 했다. 이같은 이유로 해치라는 동물은 공명정대의 상징으로 여겨졌고, 해치의 형상을 모자 위에 장식한 해치관이라고 불리는 모자를 고대 법관들이 쓰기도 했다.

해치는 고대로부터 악귀를 쫓는 동물로도 여겨져 무덤을 지키는 진묘수(鎭墓獸)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 유물이 무덤에 묻힌 것도 아마 진묘수의 역할이었을 것이다. 공주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석수도 해치처럼 뿔이 하나 달린 일종의 진묘수인데 뿔이 날카롭지는 않다. 또 붉은 입술연지를 바르고 측면에서 상서로운 기운이 묘사됐다. 다양한 중국의 문화요소를 선택적으로 수용하는 우리 조상의 슬기가 엿보인다. 아부를 일삼는 간사한 사람들이 많이 있는 사회에서 꼭 필요한 동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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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안장의 앞뒤가리개

청동으로 만든 뒤 금 도금한 이 말안장 앞뒤가리개는 요녕성 조양시에서 출토된 북연(서기 409~436)의 유물이다. 이러한 말안장 앞뒤가리개는 경주의 천마총, 황남대총 등을 포함한 신라의 고분에서도 출토된 바 있다. 특히 신라 황남대총 남분(말안장 앞뒤가리개), 금관총(말발걸이), 계림로14호분(화살통 부속구)에서는 비단벌레로 무늬를 장식하여 아름다운 빛을 냈음을 보여준다.

북연의 말안장 앞뒤가리개는 결국 우리나라 삼국의 기마문화와 깊게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전연, 북연, 후연 등 삼연(三燕)의 기마문화와 황금문화는 결국 우리나라 삼국시대의 고대 기마문화와 황금장식 문화에 많은 영향을 주었던 것이다.

삼연은 원래 선비족이 세운 나라이고, 그 선비족은 훗날 북위를 세웠다. 그 북위의 불교문화 또한 우리나라에 전파됐다. 삼국의 기마문화는 다시 일본에도 영향을 주었다. 후지노키 고분 출토 말안장가리개 등은 그것을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