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미리 보여줄게 마음 미리 다오”

공연 전에 관객들의 마음을 ‘미리’ 사로잡으려는 교육·체험 프로그램이 음악계에 확산되고 있다. 지난 14일 저녁 서울 세종문화회관 예술단체동 5층. 더블 베이스와 타악기가 놓여있는 390여 ㎡(120평)의 연습실에 음악 팬 6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평소 서울시향 단원들이 연주회를 앞두고 리허설하는 의자에 앉아 음악 칼럼니스트 진회숙씨의 해설에 귀를 모았다. 이 날만큼은 관객들이 ‘단원’, 진회숙씨가 ‘지휘자’인 셈이었다.

“서곡은 오페라 막이 열리기 전에 워밍 업(warming up)하는 기분으로 듣는 곡입니다. 모차르트의 ‘코지 판 투테(여자는 다 그래)’ 서곡을 들으면서 아직 못 오신 분들도 함께 기다리시죠.”

오는 18일 정기 연주회를 나흘 앞두고 서울시향이 시작한 ‘콘서트 미리 보기’였다. 그동안 콘서트가 열리기 직전에 30분이나 1시간 가량 간략한 해설을 곁들이는 경우는 많았지만, 별도의 해설 음악회를 여는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관객들은 모차르트의 ‘코지 판 투테’ 서곡과 라벨의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과 드뷔시의 ‘바다’ 등 정기 연주회 곡목을 다양한 실황 영상과 다큐멘터리, 영화를 통해 접했다. 최연소 관객인 윤현종(13·이대부속초 6년)군도 2시간 내내 진지한 표정으로 필기까지 하며 경청했다. 윤군은 “부모님과 함께 자주 음악회에 가는데 미리 곡을 익혀두면 좋을 것 같아 나왔다”고 했다. 회사원 권순백(52)씨와 조정희(49)씨 부부는 “미리 곡 해설을 들으니 학교에 돌아가 예습이라도 하는 기분”이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