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순위 매기는 스포츠가 아니다”
입력 : 2007.05.18 00:29 | 수정 : 2007.05.18 06:34
심사위원들 “올핸 賞 없는 칸 만들까요” 화기애애
노벨문학상 수상자 파묵 “내게 영화는 즐거움일뿐”
“60주년을 맞아 상(賞) 없는 칸영화제를 한 번 만들어볼까요?”
심사위원들은 짓궂었다. 16일(현지 시간) 오후 주상영관인 뤼미에르극장의 기자회견장. 영국 감독 스테판 프리어스(Frears)를 심사위원장으로 하는 9명의 심사위원단은 미리 사전 리허설을 소화하고 나온 배우들 같았다. 압권은 역시 시종 농담과 진담 사이를 왕복하던 심사위원장 프리어스. 품격 있는 엘리자베스 여왕님의 영화 ‘더 퀸’을 만들었던 이 영국 감독은 “우리는 올해 상을 주지 않을 지도 모른다. 심판(judgement)하는 자리에 앉기를 거부한다”며 품격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능글맞은 웃음을 지었다. 여러 번 칸의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지만 상과는 단 한 번도 인연이 없었던 그는 ‘너무’(very)라는 부사를 두 번이나 사용한 조크로 폭소를 자아냈다. “상을 주기에는 너무 너무 질투가 난다니까요.”
이번 심사위원의 명단에는 유일하게 영화와는 다른 장르에서 활약하는 이름이 있다.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터키의 소설가 오르한 파묵(Pamuk)이다. 사회자로부터 “IMDB(영화 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한때 배우를 한 적도 있다”고 소개받은 이 과묵한 작가는 그제서야 씩 웃더니, “내가 영화학과 교수도 아니고, 영화를 분석하면서 보고 싶지는 않다”면서 “내게 영화는 즐거움(fun)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영화관에 갈 때는 누구나 어린아이와 같은 기대감을 가지고 가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보고 나서 ‘좋았어요’ 혹은 ‘최고예요’라고 말할 수 있는 즐거움을 이번에 누리고 싶다”고 했다.
어쩌면 그 즐거움(fun)이야말로 평범한 관객이 영화관을 찾는 가장 으뜸가는 이유가 아닐까. 27일이 되면 누군가 트로피를 자신의 집으로 가져가겠지만, 칸의 심사위원들은 최소한 이날 하루 동안이라도 그런 심사의 강박에서 벗어나고 싶은 듯 했다. 분석하고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영화 자체를 즐기는 쾌락. 캐나다의 감독이자 배우인 사라 폴리(Polley)는 “영화는 등수를 매기는 스포츠가 아니다”고 했고, 호주 배우 토니 콜레트(Collette) 역시 “영화는 이해와 감상의 문제”임을 강조했다. 홍콩배우 장만옥, 마우리족 출신 감독 아브데라만 시사코(Sissako), 포르투갈 배우 마리아 드 메데이로스(Medeiros), 프랑스 배우 마이클 피콜리(Piccoli) 등 다른 심사위원들도 마찬가지 대답이었다.
심사위원장 프리어스는 마지막에 다시 반전(反轉)의 농담을 던졌다. “지금은 이렇게 우리가 화기애애하지만, 곧 끔찍한 사태가 올 것 같다. 우리가 어떻게 마지막 날 결론을 맺을지 나도 아주 궁금하다”는 것. 물론 60주년의 칸도 어김없이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을 결정할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역시 영화 그 자체를 즐기는 것. 지구 반 바퀴 떨어진 한국의 관객들이 이 프랑스 남부 소도시의 영화축제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심사위원들은 짓궂었다. 16일(현지 시간) 오후 주상영관인 뤼미에르극장의 기자회견장. 영국 감독 스테판 프리어스(Frears)를 심사위원장으로 하는 9명의 심사위원단은 미리 사전 리허설을 소화하고 나온 배우들 같았다. 압권은 역시 시종 농담과 진담 사이를 왕복하던 심사위원장 프리어스. 품격 있는 엘리자베스 여왕님의 영화 ‘더 퀸’을 만들었던 이 영국 감독은 “우리는 올해 상을 주지 않을 지도 모른다. 심판(judgement)하는 자리에 앉기를 거부한다”며 품격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능글맞은 웃음을 지었다. 여러 번 칸의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지만 상과는 단 한 번도 인연이 없었던 그는 ‘너무’(very)라는 부사를 두 번이나 사용한 조크로 폭소를 자아냈다. “상을 주기에는 너무 너무 질투가 난다니까요.”
이번 심사위원의 명단에는 유일하게 영화와는 다른 장르에서 활약하는 이름이 있다.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터키의 소설가 오르한 파묵(Pamuk)이다. 사회자로부터 “IMDB(영화 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한때 배우를 한 적도 있다”고 소개받은 이 과묵한 작가는 그제서야 씩 웃더니, “내가 영화학과 교수도 아니고, 영화를 분석하면서 보고 싶지는 않다”면서 “내게 영화는 즐거움(fun)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영화관에 갈 때는 누구나 어린아이와 같은 기대감을 가지고 가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보고 나서 ‘좋았어요’ 혹은 ‘최고예요’라고 말할 수 있는 즐거움을 이번에 누리고 싶다”고 했다.
어쩌면 그 즐거움(fun)이야말로 평범한 관객이 영화관을 찾는 가장 으뜸가는 이유가 아닐까. 27일이 되면 누군가 트로피를 자신의 집으로 가져가겠지만, 칸의 심사위원들은 최소한 이날 하루 동안이라도 그런 심사의 강박에서 벗어나고 싶은 듯 했다. 분석하고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영화 자체를 즐기는 쾌락. 캐나다의 감독이자 배우인 사라 폴리(Polley)는 “영화는 등수를 매기는 스포츠가 아니다”고 했고, 호주 배우 토니 콜레트(Collette) 역시 “영화는 이해와 감상의 문제”임을 강조했다. 홍콩배우 장만옥, 마우리족 출신 감독 아브데라만 시사코(Sissako), 포르투갈 배우 마리아 드 메데이로스(Medeiros), 프랑스 배우 마이클 피콜리(Piccoli) 등 다른 심사위원들도 마찬가지 대답이었다.
심사위원장 프리어스는 마지막에 다시 반전(反轉)의 농담을 던졌다. “지금은 이렇게 우리가 화기애애하지만, 곧 끔찍한 사태가 올 것 같다. 우리가 어떻게 마지막 날 결론을 맺을지 나도 아주 궁금하다”는 것. 물론 60주년의 칸도 어김없이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을 결정할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역시 영화 그 자체를 즐기는 것. 지구 반 바퀴 떨어진 한국의 관객들이 이 프랑스 남부 소도시의 영화축제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