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空中戰

〈제4보〉(54~70)=상대가 장고하는 사이 저우쥔쉰이 돌연 하품을 한다. 잠을 충분히 못 잤다는 증거. 통한의 역전패가 아쉬워 밤새 뒤척였던 모양이다. 대만 팀 쳉슈칭(鄭淑卿) 단장은 “아침에 배도 좀 아프다고 하더라”며 걱정스런 표정을 짓는다. 반면 중국 팀을 인솔해 온 후수동(侯樹棟) 단장은 “후야오위는 맥주까지 곁들여 먹은 뒤 푹 잤다”며 여유만만이다.

 

흑이 ▲로 천원을 차지한 장면. 백의 다음 착점이 매우 어렵다. 일감(一感)은 ‘가’로 갈라쳐 흑 ‘나’면 ‘다’로 적병 추격과 우변 침입을 맞보는 것. 후야오위의 선택은 54였다. 그렇다면 55, 57이 안성맞춤으로 흑이 기분 좋은 진행. 하지만 59는 60의 반발을 불러 이상했다. 참고도 1로 한 발 물러났더라면 제공권은 여전히 흑의 손아귀에 있었을 것이다.

69까지 흑의 중앙 진용도 얼핏 그럴 듯해 보이지만 무언가 엷은 형태. 끊기는 약점 때문에 우변 흑진의 영유권을 주장하기 만만치 않다. 백이 그 약점을 어떻게 추궁해갈 것인가 주목되는 장면에서 문제의 70이 떨어졌다. 과연 이 수는 최선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