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vs'캐리비안..3' 23일부터 극장가 '흥행 대전'

전도연, 송강호가 과연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까.

'스파이더맨3'에 철저히 유린 당했던 한국 영화계가 전도연 송강호를 앞세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2라운드를 펼친다.

우리의 '대표 선수'는 '밀양'(제작 파인하우스필름). 상대는 '캐리비안의 해적3-세상의 끝에서'다. 두 작품 모두 개봉일을 하루 앞당기면서 수요일(23일)부터 대결을 벌이게 됐다.

일단 두 작품 모두 정상급 배우가 총출동한다는 점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것으로 평가된다.

'밀양'은 전도연과 송강호라는 '국보급' 연기자들의 출중한 연기력을 앞세우고 있다. 아닌 게 아니라 시사회가 열린 후 두 배우의 연기력에 대한 찬사가 줄을 잇고 있다. '캐리비안의 해적3' 역시 출연 배우들의 이름값이 장난이 아니다. 조니 뎁, 올랜도 블룸, 키이라 나이틀리, 저우룬파(주윤발)에 이르기까지 미국과 영국, 홍콩의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전도연, 송강호는 할리우드의 빅스타들과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할 처지다.

투입된 물량 면에서는 가히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할 만하다. 지난해 한국 영화 평균 제작비에도 못 미치는 총 35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밀양'은 전국 300개 내외의 스크린에서 상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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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캐리비안의 해적3'에는 무려 1억2500만달러(약 12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밀양'을 35편 만들 수 있는 돈이다. 그만큼 화려한 볼거리로 무장한 '캐리비안의 해적3'는 '밀양'의 두 배가 넘는 약 670개 스크린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연히' 초반 기세는 '캐리비안의 해적3'가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밀양'의 저력에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제작사는 평단의 호평이 입소문으로 퍼질 경우 관객 수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칸 트로피가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목요일(24일) 현지 스크리닝 행사를 가지는 '밀양'이 만일 본상 수상이라도 하게 된다면 '좋은 영화'에 목말라 있는 관객들을 확 잡아 끌 수 있다.

여기에 '캐리비안의 해적3'의 긴 러닝 타임도 무시 못 할 요소다. '캐리비안의 해적3'는 이번에도 12세 등급을 받아 가족 단위 관객들을 주 고객으로 삼게 됐다. 하지만 러닝 타임이 무려 168분에 이른다. 전편보다도 25분이 길고, 긴 러닝타임을 지적 받았던 '스파이더맨3'보다도 29분이나 길다. 3시간 가까이 아이들의 관심을 잡아 끌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스파이더맨의 거미줄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한국 영화계에 따사로운 서광이 비칠 지, 아니면 그대로 심해로 가라앉을 지 한국영화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펼칠 두 번째 맞대결 결과가 자못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