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와 ‘루키’, 왕위 다툰다

이창호(32) 九단은 21일 현재 올 시즌 16승11패를 기록 중이다. 최근 한 달 동안 대략 한 판 이기고 한 판 지는 패턴이 계속되고 있다. 명인전 리그 1승3패, GS배 및 물가정보배서 1승1패에 머무는 등 고전 속에 ‘건강 이상설’까지 돌고 있다. 아직은 랭킹 1위라지만 ‘국보 기사’의 위기를 우려하는 소리가 파다하다.

윤준상(20) 六단은 올해 떠오른 대표적 루키. 27승8패의 전적 속엔 파죽의 10연승이 포함돼 있다. 그 사이 제10대 국수로 등극했고, LG배 대표 티켓을 따냈는가 하면 바둑리그에선 2연승을 질주 중이다. 그리고 지난 9일 열린 제41기 왕위전 도전자 결정전에서 한상훈의 ‘초단 돌풍’을 잠재우며 국수전에 이어 또 다시 이창호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둘 간의 5번기 첫판은 25일 중국 쓰촨(四川)성에서 스타트한다. 2관왕 이창호에게 왕위전은 현재 11연패(連覇) 중인 ‘텃밭’이다. 전자랜드배는 도전제 아닌 선수권제로 방어를 장담하기 힘들다. 왕위를 잃을 경우 자칫 무관 추락까지 각오해야 한다는 뜻. 반대로 윤준상이 이 고비마저 넘긴다면 타이틀 지분율에서 이세돌에 이어 2위에 오르게 된다.

토끼띠 ‘띠 동갑’인 둘 간의 통산 전적은 나란히 3승3패. 2004년 2패를 기록했던 윤준상이 올해 국수전서 3승1패를 올리며 따라붙었다. 첫판이 해외에서 열린다는 점도 변수. 체력 조건은 윤준상이 좋고 이창호는 비행기 탑승을 싫어한다. 하지만 이창호의 ‘원정 대결’ 승률은 전통적으로 매우 높고, 윤준상은 바둑리그 때문에 하루 늦게 출국해 휴식 없이 대국해야 한다. 우승 상금 480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