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영웅 탄생

〈제8보〉(99~110)= 저우의 세계제패는 대만 교육부의 정책까지도 바꿔놓았다. 중, 고교에 재학 중인 학생 고수들에게 학업 성적에 관계없이 졸업장을 주도록 법령을 개정한 것. 학생 유망주들이 바둑에만 전념케 되면 대만 바둑 실력은 한 중 일에 버금갈 만큼 급성장할 것이다. 저우는 또 이번 LG배 우승 상금의 일부로 아마추어 타이틀전을 개최할 뜻을 밝혔다. 대만 바둑계에 영웅이 탄생한 셈이다.

중앙 포위망이 뚫린 마당에 흑도 99, 101의 자위책은 불가피하다. 102는 상변 일대를 최대한 키우겠다는 노골적 선언. 뒤이어 104, 106으로 이번엔 상변 경계선을 한 평이라도 늘리는데 안간힘이다. 하지만 107이 선수로 들어 우변이 몽땅 집으로 굳어져선 여전한 흑의 우세.

한데 바로 이 순간 문제의 109가 놓였다. 물론 자체로는 20집은 족히 되는 엄청난 자리. 그러나 지금은 번지 수가 틀렸다. 참고도를 보자. 1을 선수하고 3으로 좌중앙 쪽을 깨는 쪽이 훨씬 더 컸다. 4를 허용해도 5로 진군한다. 이 그림이었다면 하늘이 두 쪽 나도 흑 승이 확정됐을 것이다. 110을 당하면서 잔잔하던 국면이 용틀임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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