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은 당삼채에 반했어요”

“얼마전 경주에서 신라시대 말안장가리개를 보았던 아이가 먼저 그러더군요. ‘아빠, 저기 신라 것하고 똑같은 물건이 있다’고 말입니다. 서기 5세기 북연(北燕)의 유물이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인 아이가 아직은 실크로드가 뭔지 잘 알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고대부터 우리 민족과 주변 국가의 문화적 교류를 이렇게 눈으로 확인한다면, ‘아빠 세대’보다는 훨씬 열린 눈과 마음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4일 오후, 빗길 속에서도 아이와 함께 서울역사박물관 ‘중국 국보전’을 찾은 회사원 노경훈(43·경기도 시흥시)씨의 말이다.

개막 이틀째를 맞은 ‘중국 국보전’에 가족 관객이 몰렸다. 오후 한때는 전시장 입장을 위해 1시간30분 동안 기다릴 정도였다. 이날 5500여명의 관객이 전시장을 찾았다.

무덤을 지키는 사자 모양의 돌짐승(한나라)이 입구에서 관객을 맞고 있는 ‘중국 국보전’ 전시장에서 청동으로 만든 한나라 행차 의장 대열은 사실적인 조형미와 위풍당당함 때문인지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지름 6㎝, 무게 250g 내외의 한나라 금화(金貨) 앞에서는 “와! 비싸겠다”는 초등학생들의 탄성이 이어졌다. 화려한 외출복에 예쁜 화장을 한 당나라 여인을 묘사한 당삼채 앞에는 여학생들이 특히 몰렸다.

개막 기념으로 27일까지 초등학생 이하 관객은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오전 10시~오후 8시(입장 마감 오후 7시). 매주 월요일 휴관. 성인 1만원, 청소년(중·고생) 8000원, 오는 29일부터 어린이(만 4세 이상) 6000원. (02)736-96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