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미세해졌다

〈제9보〉(111~125)=이번 결승 3번기를 되돌아보면 신통하게도 매번 비슷한 패턴이 이어졌음이 확인된다. 저우쥔쉰은 언제나 실리전법을 들고나왔고, 중반까지 일방적 우세를 잡았으며, 이후 덜컥수로 한 순간 우세를 잃고 미세한 바둑으로 쫓기곤 했다. 지금 이 바둑도 예외 없이 같은 흐름이다. 아직은 흑이 좋은 바둑. 그러나 백 △를 허용하면서 바둑은 또다시 미궁으로 빠져들기 시작한다.

111, 113은 불가피하다. 백이 117까지의 선수 행사를 거쳐 118로 올라서니 상 중앙에 엄청난 대가가 들어섰다. 동시에 전체 형세도 우열을 가리기 힘들 만큼 미세해졌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중앙 집이 그토록 커지리라곤 상상조차 못했다.”(저우쥔쉰)

이제 와서 119, 121은 내친 걸음. 123 때 백의 다음 수가 어렵다. 참고도 1이 최대처로 보이지만 2도 보기보다 크다. 4까지의 진행은 흑의 낙승 구도. 따라서 124는 정수였다. 2억 5000만원과 세계 챔프의 영예가 걸린 최종국이 반 집을 향한 마지막 끝내기 싸움으로 접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