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달고 온 두아토

음악에 ‘살점’을 붙이는 천재적인 안무가가 한국 무대에 오른다. 스페인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으로 당대 최고 안무가로 꼽히는 나초 두아토(49·사진)가 6월 6~8일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현대무용 ‘날개(Alas)’에 무용수로 직접 출연한다.

스페인 출신으로 18세에야 무용을 시작한 두아토는 바흐, 드뷔시, 프로코피예프 등 거장들의 음악을 무용으로 구체화하는 탁월한 감각으로 유명하다. 네덜란드댄스시어터(NDT) 상임안무가를 거쳐 33세에 스페인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을 맡아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의 안무 재료는 음표와 화음이며, 거기서 받은 느낌을 춤으로 표현한다. 바흐 음악을 소재로 한 ‘멀티플리시티’로 2004년 한국 관객에게 충격을 준 두아토는 이번엔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를 무대로 옮긴다. 인간에 대한 연민과 사랑으로 불멸을 포기하는 천사 역을 맡는 그는 “춤을 추어도 무용수처럼 느껴지지 않고 대사를 쳐도 배우처럼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며 “내 안의 다른 면을 찾았다”고 말했다. 나초 두아토와 스페인 국립무용단은 또 6월 12일엔 고양아람누리로 무대를 옮겨 대표작 3편을 공연한다. (02)2005-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