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전도연(34)이 한국 영화사의 역사를 새로 썼다.
전도연은 27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 60회 칸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Secret Sunshine)’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한국여배우가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은 전도연이 처음이다. 베를린과 베니스 를 포함한 세계 3대 영화제에서는 1987년 ‘씨받이’의 강수연이 베니스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후 20년 만이다.
전도연은 여우주연상이 발표되자 감격에 겨운듯 상기된 표정으로 “아... 아...!”라며 탄성을 내뱉었다.
이어 “강호 오빠 덕분에 신애라는 캐릭터가 완전해진 것 같다”며 공을 송강호에게 돌렸다.
전도연은 “영광을 준 칸 국제영화제와 심사위원 여러분께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밀양에서 전도연은 아들을 죽인 살인자에 대한 용서를 놓고 괴로워하는 피아노 강사 신애역을 맡아 그녀를 사랑하는 카센터 사장 종찬역을 맡은 송강호와 열연했다.
전도연은 영화가 공개된 이후 현지 언론으로부터 찬사를 받으며 줄곧 강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로 거론돼 왔다.
당초 밀양의 수상가능성도 예상된됐던 황금종려상은 루마니아 크리스티안 문쥬 감독의 ‘넉달 삼주 그리고 이틀’에게 돌아갔고,심사위원대상은 카와세 나오미 감독의 ‘모가리의 숲’가 차지했다.
지난 1990년 CF 모델로 연예계에 데뷔한 전도연은 청춘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1994년)을 통해 연기자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전도연은 1997년 첫 영화주연작인 ‘접속’에서 한석규와 열연하면서 청룡영화상과 대종상 신인여우상을 차지했다.
이어 ‘약속’‘내 마음의 풍금’ ‘인어공주’ ‘해피엔드’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너는 내 운명’ 등을 통해 순박한 여인에서 요부까지 팔색조 연기를 선보였다.
지난 10년간 국내 영화계에서 청룡영화상 4개, 대종상 3개, 대한민국 영화대상 3개 등 각종 트로피를 휩쓸었던 전도연은 드디어 스크린 데뷔 10년만에 칸마저 사로잡으며 세계적인 배우의 반열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