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의 발견

올해 칸은 루마니아를 발견했다. 최고영예인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은 서른아홉의 젊은 감독 크리스티안 문쥬(Munjui)의 ‘4개월, 3주, 그리고 2일’. 60년 칸 역사상 루마니아가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개월…’은 차우세스쿠 정권이 철권을 휘두르던 공산주의 말기의 루마니아에서 임신을 한 어린 여학생과 그 친구가 몰래 저지르는 길거리 불법낙태에 대한 이야기다. 제작비 80만 달러(약 7억4000만 원)로 만든 작은 영화지만, 강력한 흡인력으로 영화제 초반부터 강력한 지지를 받았다.

2등 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 대상은 일본의 여성 감독 가와세 나오미의 ‘애도(哀悼)의 숲’에 돌아갔다. 치매에 걸린 노인과 자식을 잃은 뒤 그 노인을 돌보는 여인을 통해 삶과 죽음, 그리고 화해에 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감독상을 받은 줄리앙 슈나벨(Schnabel) 감독의 ‘잠수종(鐘)과 나비’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 원인 불명의 질환에 걸려 옴짝달싹 하지 못하는 전직 패션지 편집장의 휴먼 드라마. 남우주연상은 러시아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Zviaguintsev)가 연출한 ‘추방’에서 열연한 콘스탄틴 라브로넨코(Lavronenko), 각본상은 터키계 독일 감독인 파티 아킨(Akin)의 ‘천국의 언저리’가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