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2개의 중국

〈제11보〉(154~198)=154 때 155로는 196으로 따내는 것이 정확한 끝내기. 참고도 흑1보다는 백4가 1집 득이긴 하지만, 7 때 팻감 관계상 8로 후퇴할 수밖에 없어(흑이 2집 가깝게 득이다) 이 진행이 옳았다는 것. 저우로선 승리를 확인하고 안전책을 택한 셈. 계가 결과 과연 반 집을 남겼다. 전날의 반 집 패를 앙갚음하며 대망의 우승을 확정 짓는 순간이다.

 

승패 결정 순간 ‘장외’의 표정도 인상적이었다. 대만 정수징(鄭淑京) 단장에게 축하 인사가 쏟아질 동안 중국 왕이(王誼) 단장은 “서운하지만 괜찮다”고 했다. 그러나 이튿날 시상식장에서 대만 관계자가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의 축전을 저우에게 전하려 했을 때 중국 측은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양국이 그저 무덤덤한 ‘형제국’일 수만은 없음을 드러내는 광경이었다.

저우가 입을 귀에 걸다시피 함박웃음을 지으며 회견장에 들어서는 것으로 파란만장한 결승은 막을 내렸다. 패자 후야오위도 1국 때와 다르게 회견에 동참했다. 한자리에 앉았지만 그들이 쏟아놓는 에필로그는 하늘과 땅 사이만큼이나 멀게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