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새 기왕탄생

〈총보〉(1~198)=마지막 장면을 다시 본다. 189는 부자 몸조심. 참고도 1을 먼저 두면 백이 2, 4를 결행하고 A의 패를 버티는 것을 두려워한 것이다. 그러나 팻감은 흑이 많아 참고도가 정 수순이었고, 그랬으면 흑이 1집 반을 이기는 바둑이었다.

이번 결승은 대만이란 ‘제4의 세력’이 한 중 일의 독과점 체제를 무너뜨리고 처음 국제대회를 제패했다는 데서 의미를 찾을 만 했다. 3개국 안에서만 뱅뱅 돌던 패권이 그 울타리를 벗어나 세계로의 확산 가능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기사가 3년 연속 결승에 조차 오르지 못한 결말은 ‘거시적 시각’과는 별도로 곱씹어봐야 할 것 같다.

저우쥔쉰은 LG배를 통해 새로운 영웅으로 탄생했다. 그의 이번 성취가 일과성 해프닝인지, 최고 스타 반열에 진입한 첫 걸음이었는지는 앞으로 밝혀질 것이다. 이창호의 ‘장기 집권’ 와해 이후 어느 나라, 어떤 기사가 새로운 맹주로 진출할지 곧 재개될 12회 LG배를 통해 지켜볼 일이다. (198수 끝 흑 반 집 승, 소비 시간 백 2시간 59분, 흑 1시간 2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