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디바(diva)'들이 레드카펫을 빛내고 있다. 최근 전도연이 제60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으면서 충무로의 자존심을 세웠고, 홍보대사나 시상자의 자격으로 레드카펫에서 화려한 워킹을 자랑하는 배우들도 줄을 잇고 있다. 전도연의 여우주연상 수상을 계기로, 그간 한국 여배우들이 일궈온 자랑스러운 세계무대 도전사를 살펴본다. 더불어 충무로의 오늘을 만들어가는 스타들의 해외 영화제 나들이를 한자리에 모았다. 또한 영화제의 주요 행사인 레드카펫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천태만상의 현장을 지면중계한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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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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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디바들이 만들어온 해외 영화제 도전사는 지금으로부터 2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강수연이 87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로 여우주연상을 거머쥠으로써, 전세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무명의 신인에서 일약 세계 영화계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그는 76년 영화 '나는 고백한다'로 데뷔한지 11년만에 한국영화의 숙원을 풀어준 것이다. 철저하게 세계영화계의 변방에 머물러 있던 충무로는 21살 어린 나이의 강수연이 전해온 낭보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강수연은 이어 89년에도 임 감독의 '아제 아제 바라아제'로 모스크바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으면서 월드스타로 자리를 굳혔다. 당시 모스크바 영화제는 칸ㆍ베니스ㆍ베를린과 함께 세계4대 영화제로 꼽히던 유명 영화제.
이처럼 강수연이 만들어낸 신화를 신혜수(88년 몬트리올 영화제-임권택 감독의 '아다다'), 심혜진(90년 낭트 영화제-박광수 감독의 '그들도 우리처럼')이 이어갔다.
또한 이혜숙(91년 몬트리올 영화제-장길수 감독의 '은마는 오지 않는다), 오정해(93년 상하이 영화제-임권택 감독 '서편제'), 최명길(94년 낭트 영화제-김홍준 감독의 '장미빛 인생) 등 화제작의 주인공들이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세워주었다.
그러나 한국 영화가 대기업 자본의 투입에 의해 본격적으로 비약적인 성장 가도를 달려가는 시기, 여우주연상 수상 행진은 한동안 침묵을 지켰다. 양적 팽창에 따른 자기 색깔 찾기의 과정에서 일본 홍콩 대만 등 다른 아시아권 영화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던 탓이다.
중단된 수상의 역사는 2001년 김호정에 의해 재개됐다. 당시 김호정은 문승욱 감독의 '나비'로 로카르노 영화제에서 청동표범상에 해당하는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같은 해 김기덕 감독의 '섬'에 출연한 서정이 판타스포르토 영화제에서 수상 소식을 전했다. 판타스포르토 영화제는 이후에도 장진영(2002년 윤종찬 감독의 '소름'), 임수정(2004년-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 등 한국의 여배우들에게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안겨주었다.
한편 같은 해 문소리가 2002년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로 베니스 영화제가 그해 신설한 신인배우상을 받아 해외 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며, 2005년에는 이영애가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로 시체스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마침내 올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칸 영화제에서 전도연이 이창동 감독의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으면서 한국영화사에 한 획을 그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남자배우들에 비해 여자배우들의 수상 역사가 화려한 것은 오리엔탈리즘에서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며 "그러나 더욱 명확한 것은 한국여배우 특유의 근성과 집중력이 빚어내는 섬세한 연기가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아니겠냐"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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