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 최초의 교전

〈제2보〉(15~25)=안달훈 七단은 고려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인텔리 기사. 2004년 제9기 천원전서 준우승한 경력이 있다. 2001년 제6회 삼성화재배에선 당당히 세계 8강에 오르기도 했다. 온순한 성격이지만 바둑은 두텁고 끈끈한 기풍이어서 여간 해선 무너지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점은 스승 장수영 九단의 복사판(?)이란 중론.

좌상귀에서 전투가 벌어지기 시작한다. 첫 교전은 기선 제압을 위해 특히 중요한 법. 흑이 15로 호구쳐 탄력 있는 자세를 갖추자 백도 16의 마늘모로 응수한다. 17 역시 안형(眼形)을 의식한 행마. 18로 25에 두면 끊기지는 않지만 왼쪽 흑에 대한 압박감도 덜해진다. 흑은 일단 19를 선수한 뒤 21로 보강해 사는 모습을 갖췄다.

그렇다면 백이 먼저 20으로 21 자리를 선수할 수는 없었을까. 참고 1도 1인데, 그 경우 흑은 위 쪽 석 점을 버리고 8까지 밖을 싸바른다. 물론 흑이 훨씬 만족스러운 결과. 22로 걸쳐왔을 때 23도 깊이 생각한 점이다. 평범히 ‘가’로 받으면 참고 2도 4까지 백이 이상적으로 연결되는 것. 바둑판이 서서히 달궈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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