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가 넘쳐 흐르는 금발에 여름 바다를 연상시키는 에메랄드빛 눈동자는 스크린에서 보던 것 이상으로 매력적이었다.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미녀배우 캐머런 디아즈가 지난 달 30일 1박2일간의 짧은 방한 일정을 마치고 돌아갔다. 직접 만난 디아즈의 모습에는 그간 출연작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듯 했다. 시종 유머러스한 말투에는 '메리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로맨틱 홀리데이' 등에서 보여줬던 발랄함이, 가늘지만 탄탄한 근육질인 팔뚝과 몸매에는 '미녀 삼총사'에서의 터프함이 묻어 있었다. 그녀가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게 된 이유는 바로 애니메이션 '슈렉3'의 홍보 활동 때문. 디아즈는 '슈렉' 1편부터 줄곧 슈렉의 연인 피오나 공주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한국에 대한 인상은 어떤가.
▶사실 입국하자마자 일정이 빠듯해서 호텔 밖으로 나가보지도 못했다. 하지만 호텔 창으로 바라본 풍경이 너무 의외로 아름다웠다. 도시라서 큰 기대를 안 했는데, 숲과 빌딩이 조화돼 있어 좋았다. 사람들도 무척 친절한 것 같고, 앞으로 꼭 한 번 더 오고 싶다.
-러먼 휘 감독은 당신이 피오나 연기에 대해 직접 아이디어를 많이 냈다고 칭찬했다.
▶과찬이다. 사실 처음 '슈렉' 작업에 참여할 때만 해도 피오나 공주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특히 애니메이션 더빙은 사전에 시나리오를 받아 다 읽어보는 실사 영화와는 다른 작업이어서 쉽지 않았다. 그러나 계속 피오나를 연기하다보니 내 스스로 그녀를 이해하게 됐고, '이 상황에서 피오나라면 어떨까' 식으로 제안을 가끔 하긴 했지만 특별한 아이디어를 낸 건 아니다.
-'슈렉3'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피오나가 침실에서 슈렉에게 아이를 갖길 원하는 지 묻는 장면이 있다. 남을 배려하고 의견을 존중하는 피오나의 착한 심성이 드러난 장면이어서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
-1편에 잠깐 나왔던 것처럼 '예쁜' 모습의 피오나로 돌아가고픈 마음은 없나.
▶없다. 자기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서로가 그 모습을 받아들일 때 삶이 더욱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게 1편의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그래서 슈렉과 피오나는 행복하게 잘 살고 있지 않은가. 당연히 못 생겼지만 행복한 지금의 피오나가 더 좋다.
-이번 프로모션 투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정말 빠듯한 일정이었다. 호주 대만 일본 등을 거쳐 한국에 왔는데, 중간에 짬을 내 들렀던 중국이 흥미로웠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불과 10일 동안 이토록 많은 스케줄을 소화했다는 것 자체가 인상적인 일이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일단 미국에서 며칠 쉬고, 다시 13일간 유럽 프로모션 투어를 떠날 예정이다. 활동 계획을 뚜렷하게 말하긴 그렇고, 다만 앞으로도 특별히 한 장르에만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변신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그게 연기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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