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 세기대결

〈제3보〉(26~43)=나카노 九단은 일본기원 중부 총본부 소속 기사. 입단 12년 만인 97년 기록적 스피드로 九단에 올랐다. 비록 작은 기전이지만 97, 98년 왕관전서 2년 연속 우승했고, 2002년엔 십단전 결승에 오르는 등 만만치 않은 저력을 자랑한다. 이번 통합예선 준결승에선 거목 유창혁을 눕혀 주목받았다.

26의 한 칸 행마가 멋진 수. 흑 두 점의 차단과 중앙 진출을 맞보고 있다. 28은 참고 1도 1이 행마법으로 돼 있지만 8까지는 흑도 불만 없는 자세다. 29가 불가피할 때 32까지 대해(大海)로 빠져나가선 백의 얼굴이 훤해졌다. 뒤이은 33도 탁월한 감각. 참고 2도가 흑의 주문이다. 백도 34로 비켜 ‘가’와 ‘나’를 맞본다. 장군, 멍군의 세기(細技) 대결이다.

35는 기분 좋은 선수. 그래 놓고 43까지 노골적인 좌변 경영에 착수한다. 좌상 쪽 흑의 삶을 확실하게 해 놓았기 때문에 가능한 작전이다. 백은 일단 좌하귀 실리를 챙긴 뒤 좌변 흑진은 따로 파괴하겠다는 심산. 국후 43에 대해 논란이 있었다. 스케일이 웅장한 것은 좋지만 실속이 있느냐는 것. 그렇다면 대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