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사진작가 이상벽’입니다

    입력 : 2007.06.05 00:36 | 수정 : 2007.06.05 05:45

    방송 접고 전국 다니며 나무 촬영… 대학서 디자인 전공, 사진이 부전공

    이상벽(60·사진). KBS ‘아침마당’에서 그는 늘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었다. 2005년 어느 날, 이씨는 방송에서 홀연히 자취를 감추었다. “방송을 그만두고 난 뒤 1년8개월 동안 수동 카메라를 들고 나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찍었습니다’. 동트기가 무섭게 카메라 가방을 둘러메고 하루에도 몇 굽이씩 산허리를 돌아 개울을 건너 다니며, 혹은 무릎으로 바위를 기어 오르며 셔터를 눌렀죠.” 1년8개월 동안 그의 작업실에는 필름 더미가 수북이 쌓였다. 모두 2만컷.
    이씨는 이 2만컷 가운데 70점을 골라, 5일 사진작가로 데뷔한다. 장소는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1층 서울갤러리 1·2관. 전시하는 작품 내용은 ‘내 안에 나무 이야기’이다.

    “저는 홍익대 미대에서 디자인을 전공했고, 사진이 부전공이었습니다. 방송을 그만두면서 유화를 그리고 싶어 소재 확보를 위해 사진을 찍다 우연히 DMZ 사진작가로 유명한 최병관씨를 알게 됐죠. 그에게서 혹독한 수련을 받았습니다. 사진을 트리밍하지 말고, 또 자연색 그대로 사진을 만들라는 ‘노 필터’ 원칙 등을 주문 받았죠. 독한 선생 만나 정말 피나게 돌아다녔습니다.”

    그는 강원도 고성에서 전남 땅끝 마을까지 전국의 산을 돌아다니며 나무 사진을 찍었다. “자잘하면서 이야기가 있는 나무들을 주로 찾았습니다. 나무들은 우두커니 그냥 서 있는 것 같지만 다른 나뭇가지 안에 내 가지는 넣지 않는 등 그들만의 예절이 있어요. 감동이었죠.”